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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Oct 17. 2022

누가 더 잘못인가요? 화해법

공평성

"잘못이 더 심한 친구한테 사과를 해야 하나요?"

친구 사이에 갈등이 생긴 청소년의 의문이다.

공평하지 않다는 판단이 들 때 억울하다.

억지로라도 화해를 청해야 할까.

(10월 17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친구와 장난을 치다가 친구가 내 보온병에 머리를 맞았다.

사과를 했더니 "그럼 너도 맞든가." 하면서 보온병을 뺏으려 했다.

실수와 일부러 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해서 저항했다.

친구는 보온병 뚜껑을 뺏었고 수업이 시작되어 자기 반으로 돌아갔다.


쉬는 시간에 친구를 찾아가서 뚜껑을 돌려달라고 했다.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했다.

쓰레기통을 뒤져서 뚜껑을 찾아왔다.

화해를 하고 싶지만 친구의 잘못이 더 큰 것 같아 사과하기 망설여진다.


사연자는 왠지 억울하다.

먼저 실수를 한 건 자신이다.

친구가 아파서 화를 내는 것도 이해한다.

그렇지만 실수로 한 것 아닌가.


친구한테 같은 강도로 맞았어야 친구의 분이 풀리는 것이었을까.

단순히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실수와 마음먹고 하는 행동은 다르지 않은가.

공평성에 어긋난다.


친구의 속 좁은(?) 보복을 피하려 하다가 싸우게 되었다.

아마 친구도 속이 풀리지 않았을 것이다.

서로의 생각이 부딪히는 한 온전한 화해는 어렵다.

이때 필요한 것이 역지사지다.


먼저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 욕구의 충돌지점을 찾는다.

이어서 서로 합의하에 타협점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다름을 수용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만큼 마음이 자라는 것이다.



공평성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기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부딪히고 조정하면서 서로 다른 기준이 맞춰져 간다.

시비를 가리는 마음으로 갈등이 해결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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