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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09. 2022

우정인지 사랑인지 모르겠어요

분별

"잘 통하는 친구에게 소유욕 같은 게 생기는데 이것이 사랑인가요?"

고1 여학생의 고민 사연이다.

이전과 다른 특별한 감정이 느껴져서 혼란스럽다.

자기 정체성이 흔들린다.

(11월 9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특이(?)하게도 공부를 좋아하고 잘하는 편이다.

취향이 맞는 친구가 있다.

영화를 보러 가고 시험공부도 같이 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친구한테 특별한 감정이 생기는 것 같다.


그 친구와 더 같이 하고 싶고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다른 친구들과 있는 것을 보면 소유욕이 일어나는 것을 느낀다.

내가 양성애자임을 중3 때 알았지만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았다.

선생님들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기대와 특히 그 친구가 신경 쓰여 말을 못 하고 있다.


사연자는 연예인 말고는 누구를 좋아해 본 적도 없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일어나는 마음이 우정인지 사랑인지 헷갈린다고 했다.

친하고 익숙해져서 생긴 호감을 괜히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자신이 양성애자라고 밝혀야 한다는 부담도 갖고 있다.


사연자가 자신을 양성애자라고 판단한 근거가 무엇일까.

연애 경험도 없고 누구를 좋아해 본 적도 없는데 말이다.

한 친구에게 생긴 특별한 감정이 단순한 우정인지 사랑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그런데 자신은 분명히 동성애자가 아니라고 한다.


우정과 애정을 구분해야 할까.

어떤 갈등이 생긴 것도 아닌데 왜 고민하는 것일까.

우정인지 애정인지 정해서 분류를 해 놓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정체성 고민이다.


관심을 가지면 마음을 쓰게 된다.

관심이 지나치면 소유욕이나 지배욕이라는 집착이 일어날 수 있다.

집착이 일어나는 순간 갈등이 시작된다.

우정인지 애정인지 가리는 것보다 집착을 알고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우정과 애정의 경계선은 무엇일까.

소유욕이나 지배욕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우정이든 애정이든 그 자체로 괴로움은 아니다.

괴로움이 되지 않도록 잘 살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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