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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10. 2022

제 돈을 부모님이 오빠 빚 갚는데 써버렸어요

편애와 차별

"저도 남편이 죽고 힘들었는데 부모님은 오빠만 챙기네요."

50대 여성의 고민이다.

편애는 가족 관계를 일그러뜨린다.

차별을 받은 자식은 한을 품는다.

(11월 1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부모님이 내가 번 돈을 동의도 구하지 않고 오빠 사업 빚 갚는데 써버렸다.

그래도 따지지 않고 열심히 살았다.

남편이 죽고 공황과 우울증으로 시달렸다.

하지만 내가 힘들어하는 5년 동안 부모님은 우리 집에 오신 것이 5번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부모님은 오빠가 이혼하고 우울증에 걸리니까 초비상이다.

결국 다른 형제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오빠와 살림을 합쳤다.

오빠가 술 먹고 행패 부리는 것을 나한테 하소연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내 권리를 되찾아오고 싶다.


부모님이 쓰시는 것은 괜찮지만 오빠가 내 돈을 쓰게 하고 싶지 않다.

지금은 부모님이 살아계셔서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

관심과 보살핌을 다 받고도 제 노릇을 못하는 오빠한테 한 푼도 주고 싶지 않다.

부모님이 마음 아파하시는 것을 볼 수 없어서 참고 있다.


사연자는 오빠한테 적개심까지 갖고 있다.

편애하고 차별한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는다.

모든 원망과 미움을 오빠한테 몰아서 쏟고 있는 모양새다.

나이 50시 넘어서도 부모님의 애정이 고픈 것 같다.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그럴까.

차별을 한 사람이 아니라 특혜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대상을 미워한다.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한이 깊어서 맹목적으로 매달린다.

아직도 아들만 바라보는 부모한테 맹목적인 충성을 바친다.


한을 품으면 판단이 흐려진다.

원망과 미움에 사로잡히는 만큼 불행해진다.

남편과 사별한 후 공황과 우울에 시달리는 것도 한과 무관하지 않다.

평생 마음이 독립을 못하고 의존성이라는 그물에 갇히고 만다.



편애를 받은 자식은 무능해지기 쉽다.

차별을 받은 자식은 한을 품기 쉽다.

부모의 어리석음으로 자식들까지 불행해지는 현상이다.

차별은 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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