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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11. 2022

잘 모르겠어서

억하심정

"누나한테 장난처럼 한마디 했다가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야단을 맞아 억울합니다."

한 청소년의 불만이다.

억하심정이 튀어나와 사고가 난다.

억하심정이 쌓이지 않는 것이 좋다.

(11월 1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평소에 누나가 성적을 가지고 뭐라 하지만 대꾸하지 않았다.

오늘 누나도 대학 가서 D 맞을 거라고 장난처럼 얘기했다.

누나가 들고 있던 컵을 싱크대에 던져서 깨버렸다.

부모님까지 합세해서 사과하라고 했다.


잘못을 했다면 누나부터 잘못한 것이 아닌가.

나한테만 잘못했다고 하는 것은 억울하다.

누나는 비난해도 되고 왜 나는 안 될까.

누나가 비난은 나 잘 되라고 한 것이란다.


아마도 사연자는 중학생, 누나는 고등학생이지 싶다.

사연자의 억하심정이 표면으로 드러나면서 생긴 소동으로 보인다.

평소네 누나가 사연자한테 했던 말들이 잠재의식에 쌓이고 있었다.

사연자가 애써 무시했지만 마음이 편안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억하심정이 쌓이면 속마음이 불안해진다.

억지로 눌러 두는 생각들이 폭탄처럼 위태롭게 속마음에 자리를 잡는다.

그러다가 어떤 상황이 갖춰지면 폭발하듯 억하심정이 튀어나온다.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연자는 누나의 잔소리를 속으로 쌓아두고 있었다.

참아두었다가 터뜨렸기에 그 폭발력은 통제 수준을 넘었다.

기습을 당한 누나는 컵에 분풀이를 하고 졸디에 사연자는 역적이 되고 말았다.

사연자 입장에서는 불공평하고 일방적인 조치에 억울하기만 하다.


억하심정은 내면에 있는 폭탄과 같다.

언제 터져서 사고가 날지 모르는 위험요소다.

그래서 억하심정이 쌓이지 않게 해야 한다.

마음에 맺히는 것은 잘 살펴서 바로바로 풀어주는 것이 좋다.



눈덩이가 구르면 점점 커지는 것처럼 감정을 방치하면 불어나기 마련이다.

초기에 발견하면 멈추기가 어렵지 않다.

뒤늦게 알아차리면 통제할 수 없을 만큼 커져 있을 수 있다.

평소에 자기 마음을 잘 살펴서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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