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상담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날 때 위안을 얻는다.
'나하고 다르네?'
생각이 다름을 알면서 시야가 넓어진다.
'나도 저렇게 일방적이지 않았을까?'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을 본다.
집단상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여럿이 하는 상담을 집단상담이라 한다.
보통 8명에서 12명 사이의 인원이 한 자리에서 마음을 나눈다.
정해진 프로그램을 가지고 하기도 하고 그냥 자유롭게 대화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든 서로 마음을 열고 속이야기를 하면서 깊은 내면을 다룬다.
예의상 겉치레를 하는 나눔이 아니라 진솔한 깊은 나눔이기에 깊은 위안과 공감을 얻곤 한다.
아이들한테 문제아로 찍힌 친구를 왜 사귀느냐고 물어보면 "걔 착해요."라는 대담을 종종 듣는다.
어른들 눈에는 행실이 좋지 않고 못된 아이로 보이지만 아이들끼리 보는 눈은 다른 것 같다.
한 개인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면 다 선량한 바탕을 가지고 있다.
가끔 아주 심하게 뒤틀린 심성을 보여주는 사람도 있는데, 좀 더 파고 들어가서 그의 내면을 만나면 그에게는 남다른 큰 상처가 있기 마련이다.
속을 알수록 더 친해지기 십상이다.
집단상담에서는 누군가 일방적으로 자기주장을 하거나 정해진 역할만 하지 않는다.
때로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때로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보통 서로 다른 사람들을 모아서 상담 집단을 만드는데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다.
나이, 직업, 취향, 가치관, 시각이 다른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마음을 나누면 아주 큰 이점이 생긴다.
서로가 서로에게 거울이 되는 것이다.
집단상담에서는 서로 내면을 만나기 때문에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다른 면을 만나곤 한다.
자식 또래의 이야기를 들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식의 입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도 있다.
아주 자연스럽게 입장을 바꾸어 다른 시각에서 보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아집에서 벗어난다.
자기가 자기를 보려면 거울을 보면 된다.
집단에 참여하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한다.
여행을 하면 견문이 넓어져서 다양한 입장을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이 길러진다.
집단상담은 서로의 마음 세계를 여행하는 마음 여행이라 할 수 있다.
그냥 여행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주고받는 경험이 공유되면서 성찰과 치유라는 효과도 얻는다.
그래서 집단상담은 마음 그릇을 키우는데 효과가 좋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기가 보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가 다른 사람의 내면을 만나면서 우물 밖 세상을 알게 되는 순간은 두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안전하고 열린 분위기에서 경험이 공유되기 때문에 두려움 대신에 진한 감동으로 경험되기 마련이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한테 동질감을 느끼고, 다른 생각을 이해하면서 마음이 넓어진다.
함께 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하면서 스스로를 점검하고 돌아보며 가다듬는 체험을 한다.
집단상담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서로 다른 성원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정해진 역할을 떠나서 마음대로 말하고 듣는 가운데 새로운 관계 방식을 연습해 볼 수도 있다.
일상에서 하지 못했던 자기표현도 해 보고, 보고 듣지 못했던 타인의 속마음을 만나면서 자신과 타인을 깊이 이해하게 된다.
자신을 제대로 알고 싶으면 다양한 마음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