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Dec 06. 2022

학교에 가기 싫어요

역할 부담

"추천으로 반장이 되었는데 반장 역할을 할 수가 없어요."

초등학교 5학년의 고민이다.

어리다고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은 아니다.

어릴수록 사고의 유연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12월 6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1학기 때는 밝았다.

2학기에 반장을 하면서 지쳤다.

조용히 하라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경고를 주면 따지고 든다.


칠판에 이름을 적었더니 당번이 허락도 안 받았다고 뭐라 한다.

밝았던 성격은 어디 가고 이제는 그저 그런 아이가 되었다.

반장을 하려다가 혼자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이제는 학교도 가기 싫다.


사연자는 역할 갈등에 빠졌다.

반장으로 역할을 하려는데 친구들의 협조가 없다.

가만히 있으면 역할을 안 한다고 잔소리를 듣는다.

역할을 하려 하면 말을 듣지 않고 불평들만 한다.


그런데 사연자는 왜 선생님의 도움을 청하지 않는지 의문스럽다.

선생님이 조정해주어야 할 것이 많아 보인다.

칠판 당번과 부딪힌 일이 대표적이다.

먼저 선생님한테 알리고 조정을 받아야 할 것이다.


아직 추상적 사고능력이 발달하지 못한 어린아이한테 역지사지는 불가능하다.

어른이 되어서도 추상적 사고능력이 없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반장이면 다른 아이들을 조용히 시켜야 한다고만 생각하기 쉽다.

역할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아이들의 적(?)이 되고 만다.


사연자가 빠진 역할 갈등은 사연자 스스로 헤쳐 나오기 어렵다.

담임선생님의 합리적인 조정 역할이 필요해 보인다.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해 줌으로써 사연자를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사연자는 선생님한테 도움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



화를 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화를 참는다고 해결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필요한 도움을 요청할 줄도 알아야 한다.

누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아는 것도 지혜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지랖 넓은 아줌마한테 찍혔을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