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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an 01. 2023

좋아해 주다 좋아하다

어감

"좋아해 준다는 말과 좋아한다는 말의 차이가 큰가요?"

여자친구의 지적에 뭔가 억울해진 남자의 질문이다.

어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말을 갈고 다듬어야 한다.

(1월 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여자친구가 눈썹 문신이 잘못되어 속상해했다.

"눈썹이 다 없어져도 내가 좋아해 줄게"라고 말했다.

여자친구는 싫은데 억지로 좋아해 준다는 말로 들리니 '좋아해'라고 표현하라고 했다.

'좋아해 주다'라는 표현과 '좋아해'라는 표현의 의미가 그렇게 큰 것인지 의문이다.


사연자는 여자친구의 지적에 살짝 억울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속상해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선의로 위로의 말을 했다가 지적을 받으니 당황할 만하다.

오해를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불편해서 다른 사람들의 객관적인 의견을 들어보고자 사연을 올렸다.

여자친구가 과민한 것인지, 자신의 둔감한 것인지 가리고 싶었을 것이다.


상대를 도우려 하다가 뜻밖의 공격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다.

좋은 마음으로 다가갔는데 오해를 받아 공격이 들어오면 순간 당황스럽다.

선의를 품었던 것만큼 역으로 충격이 크게 느껴지게 된다.

억울하고 화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도 상대 나름의 사정이 있지 않겠는가.

당황스럽더라도 침착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일단 상대의 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의견이 부딪히는 부분을 정확히 알아서 알맞게 대응해야 한다.


사연자 여자친구의 지적에 일리가 있지 않은가.

좋아해 준다는 말은 연인 사이에 어울리는 표현이라 볼 수 없다.

형편이 더 나은 사람이 못한 사람한테 동정을 베푸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속이 상해서 예민해진 순간에는 이런 부분이 더 민감하게 느껴지기 쉽다.


'해줄게'라는 표현에 담겨 있는 속마음을 살펴봐야 한다.

상대를 한 수 접고 들어가는 느낌이 없는지 들여다볼 일이다.

만약 자기도 모르게 우쭐하고 있었다면 바로 반성할 줄 알아야겠다.

그렇지 않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표현을 고치면 될 것이다.



잘잘못을 가리는 일은 급하지 않다.

먼저 감정부터 돌볼 일이다.

흥분한 상태에서 잘잘못을 제대로 가리기는 어렵다.

자신의 의도하지 않았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시비를 넘어선 큰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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