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Jan 05. 2023

고통 없는 죽음

발상의 전환

"우울증은 전혀 아닌데 살 일이 막막해서 고통 없이 죽고 싶어요."

삶의 무게가 무거워 포기하려는 사연이다.

삶이 계속 꼬이기만 하는 것 같을 때 미래가 오히려 두렵다.

하지만 죽고 싶어도 고통이 두려워 용기가 나지 않는다.

(1월 5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이번 생은 계속 꼬이기만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고통 없이 죽는 방법을 알고 싶다.

우울증은 전혀 아니다.

앞으로 살아갈 일이 막막하게 느껴져서 그런다.


자살 예방을 위한 충고나 조언은 거부한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고통 없이 죽는 방법을 알고 싶다.

고통 없이 죽는 방법이 있을까.


힘들고 버거운 삶을 그치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럽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자살을 택한다.

그런데 자살한 사람들은 죽는 순간 살고자 몸부림치는 흔적을 남긴다.

죽고자 하는 충동이 살고자 하는 본능보다 강하지 않기 때문이리라.


죽는 순간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몸을 이루는 구성 요소들이 흩어지면서 제정신으로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고통이 밀려온다.

그래서 대부분 죽는 순간 제정신을 붙들지 못하고 혼절해 버린다고 한다.

죽는 순간의 고통을 견딜 정도라면 거의 초인적인 정신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아주 드물게 고통 없이 죽는 사람도 있다.

이미 생사를 넘어선 사람들이 그렇다.

삶을 집착하거나 미련을 가지지 않기에 홀가분하게 이승을 떠난다.

후회 없이 산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자살로 생을 마치려는 사람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일반 죽음보다 고통이 더할 것이다.

죽고자 하는 마음이 살고자 하는 마음보다 클 정도라면 삶이 두렵지 않아야 한다.

죽을 각오를 하면 엄청난 힘이 나오지 않는가.


정말로 고통 없이 죽고자 한다면 후회 없이 살아야 한다.

고통 없이 죽는 일이 쉬울 리 없다.

연습도 하지 않고 익숙해질 수 있겠는가.

고통 없는 죽음을 위해 후회 없는 삶을 열심히 연습해야 한다.



사즉생 생즉사라고 한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라는 뜻이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죽을 마음이라면 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외모 집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