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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an 10. 2023

오랫동안 친했던 친구 정리

부딪히는 이유

"메시지로는 친절한데 막상 얼굴 마주하면 자꾸 싸우는 오랜 친구를 정리해야 할까요?"

한 청소년의 고민이다.

말과 글이 다르게 표현되곤 한다.

말도 글도 다 좋을 수는 없을까.

(1월 1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8년 정도 친한 친구가 있다.

처음엔 같은 반이었는데 계속 싸웠다.

다음 해부터 한 번도 같은 반이 아니어서 주로 문자로 연락했다.

문자를 주고받는 동안은 친절하고 잘 통하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작년에 다시 같은 반이 되었는데 또 자꾸 부딪혔다.

나는 부정적인 말을 싫어하는데 그 친구는 직설적이고 말을 험하게 한다.

오랜 친구지만 정리해 버릴까 싶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연자는 친구한테 말로 상처를 입곤 한다.

문자를 주고받을 때는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굴만 마주하면 서로 부딪힌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친구 사이에 부딪히는 이유가 있다.

흔히 싸우면서 큰다고 한다.

싸우고 화해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연자의 경우는 이렇게 태평하게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왜 싸우게 되는지 사연자는 알고 있다.

자신이 싫어하는 행위를 상대가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연자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자신의 불만을 꽁꽁 숨겨두고 있다.


사연자는 속으로 삼키고 친구는 겉으로 드러낸다.

표현방식도 전혀 다르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싸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글로 주고받는 경우는 다르다.

글은 말로 할 때보다 한 번 더 걸러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연자가 친구의 표현이 거슬리지 않는다.

이런 점에 주목할 수 있다면 친구의 표현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차이 때문에 부딪히는 것이 아니다.

차이를 인정하지 않아서 부딪힌다.

좋고 싫음의 기준은 대상이 아니라 내 속에 있다.

내 속을 구조조정하면 더 유연하고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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