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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an 17. 2023

평범한 중딩의 고민

억하심정

"엄마의 지나친 분노에 상처를 심하게 받아 정이 완전히 떨어졌습니다."

외국에 거주하는 여중생의 고민이다.

억하심정으로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다.

웬만한 사과로는 풀리지 않는다.

(1월 17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엄마는 어릴 때부터 잘못에 비해 너무 심하게 화를 내셨다.

상처가 쌓이고 쌓여서 대학만 들어가면 엄마를 안 볼 작정이었다.

얼마 전 속이야기를 엄마에게 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엄마가 사과를 했다.

앞으로도 사과를 계속하겠다는데 별 감흥이 없었다.


평소에는 잘 대해 주시다가 화가 나면 심하게 화를 내신다.

아빠와 늘 같은 문제로 다투시는 걸 보면 정이 다 떨어진다.

이번 사과로 지켜보다가 부모님이 또 싸우시는 것을 보고 결심을 굳혔다.

그런데 앞으로도 엄마를 볼 날이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다.


사연자의 억하심정이 너무나 단단해 보인다.

엄마도 심각성을 느꼈지만 아직 부족해 보인다.

아무리 사과를 해도 사연자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면 무슨 소용인가.

엄마의 진정한 각성이 필요하다.


감정, 특히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면 가장 피해를 입는 것은 자신이다.

그리고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 피해를 더 크게 입기 마련이다.

사연자의 엄마한테는 아마도 딸이 가장 가까운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딸의 마음이 차갑게 식어 녹을 줄 모른다.


사연자가 엄마한테 입은 상처를 쌓아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엄마와 살아야 하는 걸 알면서도 억하심정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잘못한 것보다 더 심하게 화를 낸다는 판단이 중요하다.

엄마 스스로 감정을 알맞게 조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억하심정은 의식하지 못해도 정서를 지배한다.

마음이 열리고 닫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연자도 억하심정 때문에 엄마한테 마음을 열려해도 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사연자 자신이 사고방식을 바꾸거나 엄마가 사연자의 마음을 움직일 만큼 참회해야 한다.



함께 생활하는 사람이 보기 싫으면 심각하다.

싫은 눈으로 세상을 보면 기쁠 수가 없다.

기쁨이 없는 일상은 고담하고 버거울 뿐이다.

억하심정에서 자유로워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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