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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an 23. 2023

저희 집이 너무 불행한 것 같고 가난해요

걱정 근심

"가족이 화목하지만 가난해서 걱정이 많아요."

16세 여학생의 고민이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형편에 근심이 가득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밝은 전망은 생기지 않는다.

(1월 23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아빠, 엄마, 오빠 그리고 나 이렇게 넷이서 연립에 산다.

화목하지만 가난하다.

이삿짐센터에서 일하는 아빠는 허리를 다쳐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

엄마도 일을 하시지만 수입이 아빠만 못하다.


전세로 살고 있는데 집주인이 전세를 올리지 않아 근근이 버티고 있다.

오빠는 장애가 있어서 내가 성인이 되어 보살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공부도 못하고 못생겨서 막막하다.

다른 아이들처럼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은데 가난해서 할 수 없다.


사연자의 마음은 걱정과 근심으로 가득하다.

아빠가 다쳐서 최소한 반년 이상 경제적으로 쪼들리게 될 것이 예상된다.

그 이후에도 아빠가 새 일을 찾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 보인다.

살고 있는 집도 재개발이 결정되어 곧 이사를 해야 할 형편이다.


사연자가 하는 고민과 걱정은 모두 사연자가 어찌해 볼 수 없는 것들이다.

부모가 담당해야 할 일들을 어린 사연자가 하고 있다.

학생인 사연자는 공부도 못하고 못생겼다고 한다.

공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을 가지고 걱정과 근심에 빠지는 것은 왜일까.

걱정으로 걱정을 돌려 막는 것일지 모른다.

걱정도 습관이 된다.

걱정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사연자는 먼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 보아야 하겠다.

할 수 없는 일은 놓아버리고 할 수 있는 영역에서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지난 일에 미련을 가진다거나 아직 오지 않은 일까지 걱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까지 생각한다면 정작 필요한 일에 힘을 쓰기 어렵다.



걱정과 근심으로 걱정거리가 해결되지는 않는 법이다.

아무리 용을 써도 어쩔 수 없는 일은 그냥 천운에 맡기면 된다.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잘해 보려는 마음을 내면 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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