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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Oct 24. 2018

생산적인 상담이 되려면?

직면과 격려의 조화

마음씨가 좋은 사람이 똑똑하기까지 하면 얼마나 좋을까?

현실에서는 인심 좋은 사람은 손익계산에 허술하고, 계산이 정확한 사람은 인심이 후하지 않은 것 같다.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머리를 가지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내담자를 위로하고 힘을 주는 따뜻한 지지상담은 주로 격려를 많이 한다.

내담자의 문제를 깨닫게 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냉철한 통찰 상담은 직면을 많이 한다.

당신은 어떤 상담을 받고 싶은가?



생산적인 상담은 어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상담이다.

'생산적'이란 내담자가 원하는 상담 목표를 효율적으로 이루는 것을 말한다.

내담자의 마음을 위로하는 쪽으로만 치중하면 내담자는 잠시 위안을 얻을 수 있겠지만 괴로움을 일으키는 구조를 바꿔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

반대로 문제를 찾아서 직면하고 구조를 바꿔가는 냉철한 노력에 치중하다 보면 내담자는 어려움을 느끼고 지쳐버려서 상담 자체가 중도에 끝나버릴 위험이 있다.

실제로 필자는 한창 피가 끓는 젊은 시절에 직면 위주의 상담을 했다.

첫 상담부터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적인 해답을 찾아 내담자한테 설명을 하고 과제를 주곤 했다.

상담을 효율적으로 빨리 끝내주는 것이 내담자한테 실제로 이로운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할 줄 아는 자신에게 자부심이 컸었다.


그런데 비교적 단기에 상담을 마치는 일이 정말 상담을 제대로 하는 것이었을까?

어느 날 지도교수님이 말씀하셨다.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하나? 가지고 살 수는 없을까?"하고 말이다.

당시에 필자는 자신감이 충만했고, 교수님의 말씀을 '나이가 들어서 타협하는 입장' 정도로 치부해 버렸었다.

그러나 그 후에 여러 곳에서 상담을 하면서 만난 수많은 내담자와 상담사례를 경험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교수님은 필자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주신 것이었다.


너무 효율성에 치우치면 관계를 소홀히 하기 쉽다.

실제로 필자는 직면 위주의 상담을 하면서 내담자들이 어리석다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상담으로 문제를 해결할지는 몰라도 '선생님이 무서워요.'라는 용감한 피드백을 가끔 들어야 했다.

한 번은 왜 무서운가 이유를 물으니, "나도 모르는 내 모습까지 다 꿰뚫어 보고 계신 것 같아서 마치 알몸으로 마주하는 것 같은 부끄러움이 들어요." 하는 것이다.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균형이 깨어져 있었던 것이다.

왜 그런가 하고 깊이 들여다보니 그때까지 해결하지 못했던 원망과 적개심이 보였다.

어릴 때 겪었던 아버지의 폭력성에 분노했던 마음이 내 마음 깊이 크게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사실상 아버지가 폭력적인 분은 아니었는데 술만 취하면 무섭게 변했었다.

법이 없이도 살 수 있는 분이란 평을 들을 정도로 참 좋은 분이셨는데 잠재의식에 쌓인 불만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폭발하였고 그 화살이 가까운 가족에게 향한 것이다.

어릴 때 느꼈던 두려움과 분노를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머리로는 이해하고 아버지를 받아들였노라고 생각했는데 마음 깊이에서는 아직 그 흔적을 다 지우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내담자의 비현실성이나 비합리성을 보고 직면이란 미명 하에 공격적으로 대응했던 것이다.


이런 깨달음이 있고 난 후에 상담 스타일을 바꾸었다.

앞서서 내담자를 끌어가려 하지 않고 먼저 위안과 격려로 감정을 살피는 쪽으로 중심을 옮기려 애썼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차츰 변화가 생기면서 필자 자신도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산다'는 말씀의 의미를 깊게 느낀 경험이다.


친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상담을 한다고 해서 문제 해결에 취약점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드럽고 친절한 태도에서 편안한 안정감을 얻게 된 내담자는 문제에 직면해서 해결하고자 하는 의욕을 더 확실히 가지게 되곤 한다.

'나는 통찰을 목적으로 하는 직면 위주로 상담을 한다. 상담의 본질이 내담자의 문제 해결이고 상담자는 내담자한테 호감을 얻으려 하기보다는 실제로 내담자한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애써야 한다.' 하는 식으로 자신을 정당화했었지만, 자신을 돌아보면 이미 균형이 깨져있는 마음자세가 한쪽으로 치우치게 했던 것이다.


상담 스타일을 바꾼 후에 사람들한테 듣는 피드백의 성질이 달라졌다.

이제는 '인상이 좋다'거나 '안정된 느낌이 든다'거나 '마음 편히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를 제법 듣는다.

정말로 듣고 싶었던 반응들이다.



먼저 감정에 주목하고 관심을 기울이고 위로하라.

내담자가 안정을 되찾고 마음이 열리기를 기다려서 서둘지 말고 문제에 접근하라.

위안을 받고 힘을 얻은 내담자는 이제 상담 목적에 충실하려 한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된다는 말이다.

이때 상담자는 거울이나 촉매제 역할을 해주면 된다.

이것이 조화롭고 균형 잡힌 상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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