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취견
몸을 진짜 나라고 믿는다.
극단으로 생각한다.
인과를 부정한다.
그릇된 것에 집착한다.
헛된 것에 집착한다.
이 다섯 가지 견해는 온갖 괴로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말을 하고 나서 실수를 깨달은 적이 있는가.
잘못 내뱉은 말을 알았을 때 어떻게 하는가.
바로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는다면 당당하다.
그러나 일단 내뱉은 말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변명을 하거나 우기기도 한다.
"제가 틀렸습니다." 하고 인정하는 것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이치에 맞지 않는 생각을 고집하는 것이 견취견이다.
자기가 가진 생각은 일단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소리 높여 언쟁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식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대화를 할 때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그의 말을 잘 들어보고 내 생각과 어떤 부분이 다른지 살필 여유를 가져야 한다.
일단 그의 주장을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내가 가진 다른 생각도 간결하게 밝힌다.
차이가 나는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한 대화가 될 것이다.
그러려면 '내가 잘못 알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자신감이 넘치고 여유가 있으면 다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여지도 크다.
스스로 확신이 없거나 무시를 당할까 봐 불안한 마음일 때 오히려 여유를 잃는다.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며 언쟁을 벌이는 사람들의 심리가 바로 그렇다.
자신의 자신 없음을 감추기 위해 위장공격을 하는 셈이다.
다투는 모습을 들여다보면 어이가 없을 정도로 합리성이 없다.
싸움의 본질은 아주 단순한 것인데 감정이 격앙되면서 엉뚱한 곳으로 번지고 만다.
원래 오해가 생겼던 부분을 해결하면 간단한 것을 여러 방면으로 번진 화 때문에 죽자 사자 멱살을 잡게 되는 것이다.
별 문제 아닌 것이 커다란 싸움으로 번지는 과정을 바라보면 '왜 저럴까' 싶다.
흔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사소한 일로 다투기 쉽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한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싸울 일이 아닌데 싸운다는 뜻이다.
싸움을 거는 쪽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기분이 상했다.
상대는 이 사람의 기분이 왜 상했는지 살펴볼 여유가 없다.
이럴 때 싸움이 크게 번진다.
싸움을 거는 쪽에서 자신을 살펴서 오해를 바로잡으면 문제가 쉽게 풀린다.
상대도 싸움을 걸어온 사람이 왜 기분이 상했는지 이해하려는 마음을 내면 싸움을 해결할 확률이 높아진다.
'내가 옳다'는 생각을 잠시 내려놓을 수만 있다면 이런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견취견이다.
'내 생각이 맞아.'라는 고집을 습관처럼 가지고 있어서 침착성을 잃고 만다.
내가 오해를 하거나 잘못 알고 있을 수도 있음을 인정하자.
그러면 내 생각과 다른 말을 들었을 때 '저런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흥분하지 않을 수 있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생각할까?'라는 궁금증으로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서로 다른 관점이나 다른 정보를 가지고 있었음을 알게 되면 싸울 일이 없다.
오히려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서 내 경험이 풍부해진다.
견해에 집착하면 견취견을 조심한다면 수많은 참스승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