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Mar 18. 2019

다섯 가지 나쁜 견해 3

사견

몸을 진짜 나라고 믿는다.

극단으로 생각한다.

인과를 부정한다.

그릇된 것에 집착한다.

헛된 것에 집착한다.

이 다섯 가지 견해는 온갖 괴로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세 번째 나쁜 견해는 사견(邪見)이다.

진리를 잘못 생각하는 삿된 견해를 말한다.

명백한 인과를 부정하고 멋대로 생각하는 식이다.

콩을 심으면 콩이 나고 팥을 심으면 팥이 나는 법인데 콩을 심고 팥을 바란다.

과정은 바꾸지 않고 결과가 바뀌기를 바라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선한 원인에 선한 결과가 오고 악한 원인에 악한 결과가 온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늘 말이 곱다.

그런데 자기는 아무렇게나 말하면서 돌아오는 나쁜 말에는 화를 낸다.

이렇게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데에는 사견이 깔려 있다.

사견에서 모순된 행동이 나오는 것이다.


나만 옳고 남들은 다 틀렸다는 독선은 지독한 사견이다.

이 생각을 가지고 살면 누구도 믿을 수 없기에 외로워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독불장군이라고 한다.

반대로 남들이 다 옳고 나는 그르다고 하는 자기부정도 끔찍한 사견이다.

중심 없이 흔들리면서 방황하기 마련이다.


세상에 인과 같은 것은 없이 모든 것은 그저 우연일 뿐이라는 사견도 있다.

인과를 부정하고 그냥 멋대로 사는 사람들이 모인 사회를 상상해보자.

무엇을 해도 좋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기준이 없어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기준이나 질서가 없으니 혼란 그 자체일 것이다.

그저 운에 맡기면서 사는 삶은 얼마나 불안정할까.


모든 일이 이미 다 정해져 있다는 사견도 있다.

아무리 노력해봤자 타고난 운명을 어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사주팔자가 어떻고 별자리가 어떻고 천성이 어떻고 하면서 점을 보는데 여념이 없다.

증명할 수 없는 불확실한 운명론에 인생을 맡기면 어떻게 될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선택하고 실행하는 의지를 잃고 말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세상 모든 것을 만들고 주관하는 존재가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절대자의 눈에 들려고 고심한다.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절대자가 했다는 말을 우선하며 순종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는다.

소수의 탐욕스러운 독재자들이 이런 맹신을 이용해서 사욕을 채우는 일은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다.

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하는 사견을 독재에 이용한 사례는 역사 속에서 차고 넘칠 정도이다.


사견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또한 현실성도 없다.

일그러진 욕망이나 피해의식이 만드는 두려움이 사견의 온상이다.

차분하게 이치에 맞는 생각을 할 수 있으면 웬만해서 사견에 빠지지 않는다.

욕망이나 두려움으로 마음에 흔들릴 때 사견이란 함정에 걸려들기 마련이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을 가만히 돌아보자.

앞뒤가 맞지 않거나 불확실한 가정에서 비롯된 생각은 과감히 버리자.

삿된 생각에 빠져서 고생을 자초할 일이 없다.

늘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침착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

사견은 행복을 갈아먹는 독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섯 가지 나쁜 견해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