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과 늦음
"매사에 늦고 더딘데 말귀를 잘 알아먹는 법을 알고 싶어요."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연이다.
매사에 느리고 더뎌서 남들과 보조를 맞추지 못한다.
뒤처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3월 2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어릴 때부터 말귀를 잘 알아먹지 못했다.
태권도와 복싱도 배워보았는데 남들 2달 걸리는 것을 나는 1년을 해야 했다.
지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말귀를 잘 알아먹는 법을 알고 싶다.
사연자는 사연 말미에 피상적인 격려는 사양한다고 했다.
아마도 주위 사람들한테 형식적인 격려를 많이 받았던 것 아닐까 싶다.
사연자는 실제로 능력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런데 피상적인 격려가 마음에 들 리 있겠는가.
느리고 늦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능력이 부족하든지 아니면 태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주의력 결핍 장애가 있다면 태도에 문제가 생길 것이고 지능이 떨어진다면 능력이 부족하다 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일단 확인부터 하고 볼 일이다.
만약 주의력 결핍장애도 아니고 지능이 낮은 것도 아니라면 마음가짐을 고쳐야 한다.
이미 스스로 한계를 지어놓는 '자기 최면 현상'이기 때문이다.
코끼리를 어릴 때부터 작은 기둥에 묶어놓으면 다 커서도 그냥 기둥에 묶여 있게 된다.
힘으로 충분히 뽑아버릴 수 있는데도 아예 시도조차 못하는 것이다.
사연자는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하고 남들보다 뒤처지는 경험을 어릴 때부터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연자가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무엇을 하더라도 겁부터 먹고 긴장을 할 것이다.
하는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만약 지능이 떨어진다면 노력으로 보완하면 된다.
이 정도 사연을 쓰는 것으로 보면 지능이 낮더라도 심각하게 낮지는 않을 것이다.
능력이 부족한 줄 알고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쏟으면 보조를 맞추거나 남들을 앞지를 수 있게 된다.
열등감은 분발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사연자가 상담실을 찾아 지능검사도 해보고 정확하게 자신의 상태를 진단한 다음에 대안을 찾으면 좋겠다.
말귀를 잘 알아먹는 법을 궁금해했는데 기초적인 대화법을 아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다.
자신의 마음을 잘 알고 적절한 노력을 하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는 법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스스로 낙인을 찍어버리는 자기 최면 현상이다.
생각에도 길이 난다.
한번 난 길은 고정관념이 되어버리기 쉽다.
굳이 자신을 틀에 가둘 필요는 없지 않은가.
길이 나버린 낙인부터 지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