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Apr 15. 2023

친구에게 놀자고 말하기 어려워요

두려움

"친구들에게 놀자고 했다가 거절당할까 봐 말을 꺼내지 못하는 제가 원망스러워요."

초등 6학년 여학생의 고민이다.

거절이 두렵다.

피하다 보면 한없이 쪼그라든다.

(4월 15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말을 주고받고 어울리는 친구들은 있다.

그런데 아주 친한 친구는 없다.

3학년 때 전학 와서 그런지 선뜻 말을 걸기 어렵다.

말을 걸었다가 거절을 당할까 봐 두렵다.


친한 친구들끼리 있는데 괜히 내가 끼어드는 것일까 봐 꺼려진다.

이렇게 망설이는 내가 가끔은 원망스럽다.

단짝으로 친한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선뜻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사연자는 거절이 두렵다고 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어떨까.

사연자한테 누군가 말을 걸어온다면?

그냥 무조건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항상 서로 마음이 맞는 것은 아니다.

나는 친하고 싶은데 상대는 내가 싫을 수도 있다.

반대로 내가 싫은데 상대가 나를 좋아할 수도 있다.

선뜻 말을 걸기 어렵다면 누가 갑자기 말을 걸어올 때 자신의 태도를 돌아볼 만하다.


내가 까칠하지 않으면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어오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까칠한 상대에게 말을 건다면 거절당하는 위험을 마주해야 한다.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있으면 두려움이 덜해진다는 말이다.

그런데 마음을 여는 것이 생각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보통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고 익힌다.

섣부른 행동으로 시작해서 능숙해지기 마련이다.

말을 거는 것도 처음에 어색하지만 하다 보면 자연스러워질 수 있다.

거절을 당하거나 무시를 당하는 경험을 하더라도 사실상 충격이 그리 크지 않다.


실제로 벌어지는 것보다 벌어질 거라 예상하는 것이 오히려 더 충격이 크기도 하다.

막상 겪어보면 별 일 아닌데 상상 속에서는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는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그러하다.

가장 좋은 것은 부딪히고 깨지면서 익혀가는 것이다.



머리만 쓰면 겁쟁이가 된다.

가슴과 손발이 함께 해야 두려움을 떨칠 수 있다.

예상되는 어려움이 있다면 염두만 굴릴 일이 아니다.

문제가 생기면 그때 해결하면 되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아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