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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pr 16. 2023

가족들이 싹 다 죽었으면 좋겠어요

기댈 곳

"폭력적인 아버지, 종교 강요하는 어머니, 기고만장해서 간섭하는 언니 모두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어요."

화목하지 않은 가정을 비관하는 사연이다.

기댈 곳이 없다.

미움과 원망이 쌓이고 있다.

(4월 16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아버지는 화가 나면 닥치는 대로 다 때려 부순다.

엄마는 종교를 강요하고 반발하면 사탄이 된다.

언니는 원하는 대학에 갔는데 스트레스를 나한테 푼다.

이런데도 부모를 공경해야 하는가.


언니를 믿고 따랐었다.

옳은 말 하고 똑똑하고 유능한 언니한테 칭찬도 많이 했다.

그랬더니 기고만장해서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한다.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나한테 풀고 때리기까지 한다.


이전에는 나 혼자 죽고 싶었다.

그런데 이제는 가족 모두가 다 죽었으면 좋겠다.

자식을 보살피지 않는 부모한테도 잘해야 하는 것일까.

점점 미움이 커져간다.


사연자는 거친 말을 섞어가며 사연을 썼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욕이라도 하고 싶었을까.

편안하게 기댈 곳이 없을 때 불안해진다.

가족이 기댈 곳이 되지 못하면 어디에서 쉴 곳을 찾아야 할까.


폭력을 쓰는 아버지가 싫은데 사연자는 왜 거칠어질까.

종교를 강요하는 어머니가 싫은데 소신을 분명히 가지는 식으로 대응할 수는 없을까.

언니의 일방적인 신경질에 얼마나 상처받는지 언니한테 고백할 수는 없을까.

싫은 환경에 물들지 않고 자신을 바로 세우려는 마음을 가질 수는 없을까.


환경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받아들일지 거부할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소중한 내 인생이니 선택과 결정을 스스로 해야 하지 않겠는가.

미움으로 원망한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질까.


어떤 환경이라도 자기 불행의 원인일 수는 없다.

기껏해야 조건일 뿐이다.

어떤 마음을 내느냐에 따라 행불행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싫으면 거부하고 좋으면 받아들이는 것이다.



세상이 나를 함부로 하게 해선 안된다.

내가 세상을 마음대로 할 수도 없다.

나의 자유는 내가 지켜야 마땅하다.

어떤 경우에도 나쁜 마음으로 자신을 해치는 것은 어리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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