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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y 02. 2023

썸녀가 마기꾼이면 정 떨어지나요

부담회피

"썸남은 아직 제 하관을 보지 못했는데 공개하면 실망할 것 같아 부담스러워요."

썸을 타는 한 여성의 고민이다.

부담은 피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언제라도 할 일이라면 빨리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5월 2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썸남은 아직 마스크 벗은 내 얼굴을 본 적이 없다.

요즘 들어 궁금하다는 말을 한다.

언젠가는 공개해야 하겠지만 십중팔구 실망할 것이다.

코가 낮고 약간 매부리코인 데다가 얼굴빛도 홍조가 살짝 있다.


사연자는 자신이 마기꾼이라 했다.

마기꾼은 코로나로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일상이 되면서 생긴 신조어다.

마스크를 쓴 모습이 실제 얼굴보다 예뻐 보여서 사기 치는 것 같다는 의미다.

마스크에 가려진 얼굴을 더 멋지게 상상하는 경향이 있음이 연구결과로도 나왔다.


애매하고 부족한 자극을 완성형으로 지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가려진 부분을 실제보다 더 낫게 상상하는 것이다.

기억도 오래되면 자연스럽게 미화되는 경향도 같은 맥락이다.

사연자의 고민이 엉뚱한 것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언제라도 부딪힐 일이라면 걱정을 오래 끌수록 손해가 아닐까.

그리고 내 얼굴에 대한 판단은 상대의 몫이 아닌가.

공개하고 나서 마주하면 될 일이다.

걱정하고 조바심내면서 시간을 끄는 것은 현실적으로 손해만 보는 일이다.


'언제라도 할 일이면 지금 하자.'

어느 절에서 본 표어다.

망설이고 주저하는 태도를 멈추는 격언이다.

해결하지 않고 방치하면 두고두고 부담만 커지지 않는가.


부담은 회피한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눈덩이 불어나듯 점점 더 커지기 십상이다.

매도 일찍 맞는 것이 낫다고 한다.

시간을 끌지 말고 해치워버리면 좋은 것들이 많다.



잘 되기를 너무 바라는 나머지 망설이게 된다.

욕심을 버리면 망설일 일도 줄어든다.

아무리 고민해도 어쩔 수 없다면 기꺼이 겪을 일이다.

언제라도 할 일이면 지금 당장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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