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핌
"딸이 친구들과 다투고 혼자 다니는데 선생님한테 알려야 할까요?"
한 학부모의 고민이다.
적절한 보살핌이란 어떤 것일까.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당사자의 의지다.
(5월 4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중3 딸이 친구들과 다투었다.
사과를 했는데 받아주지 않았다고 한다.
삶을 포기하고 싶어 할 만큼 괴로워한다.
누구와 다투었는지 아는데 문제가 커질까 봐 선생님한테 알리지 말라고 한다.
사연자는 고민에 빠졌다.
딸이 만류하더라도 적극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힘들어하는 딸을 지켜보기 힘들어 무엇이든 해야 할 것 같다.
어떻게든 딸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다.
그런데 딸은 엄마가 나서는 것을 말린다.
더 나빠질 것이 두려워서 말리는 것 같다.
그래서 엄마는 더 고민이 된다.
그냥 기다려야 하는지 무엇이든 나서서 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딸이 엄마한테 고민을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혼자 속으로 삼키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심리상담을 하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상담에 대한 선입견 등으로 적절한 도움을 받기 어려운 현실이다.
엄마가 할 수 있는 적절한 보살핌은 어디까지일까.
당사자인 딸의 의지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고충을 다 들어주고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어보는 것이다.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들어주고 공감하고 응원을 보내는 정도가 최선일 것이다.
딸의 인생에서 주연은 딸 자신이다.
엄마가 주연공 역할을 하면 딸은 무능하고나 비겁해진다.
도움을 주더라도 자신이 조연임을 잊으면 곤란하다.
딸의 마음을 살피되 대응은 스스로 주체가 되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친구들과 다투고 사과하고 화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성장통을 겪으며 성장하는 것이다.
대신 아파줄 수는 없다.
보살핌은 적절해야 한다.
숙제를 대신해 주면 안 된다.
아이가 성장 과제를 잘 겪도록 지켜볼 줄 알아야 한다.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