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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r 25. 2019

그릇된 생각 4

선입견

"친구가 아니면 적" - 흑백논리

"하나만 봐도 다 알아" - 과잉 일반화

"느낌으로 봐서 그는 분명히 좋은 사람이야" - 감정 추론

"내 그럴 줄 알았어" - 선입견

"조선인들은 두들겨 패야 말을 들어" - 고정관념

바르지 못한 생각들이다.



그릇된 생각은 서로 얽혀서 아주 단단해지기 십상이다.

흑백논리, 과잉 일반화, 감정에 따른 추론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혼란스럽게 하는 생각들이 마치 실제 사실인 양 둔갑해서 뇌리에 박히곤 한다.

이렇게 뇌리에 박힌 오류는 선입견이 되어서 지금 맞이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 된다.


선입견은 '이미 입력된 견해나 관점'라고 해석할 수 있다.

'서울 사람들은 깍쟁이야.'처럼 지나치게 일반화된 생각이 선입견으로 작용하곤 한다.

어찌 보면 이전 경험이 그대로 다 선입견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경험을 해서 안 것이 기억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일장일단이 있다.

이미 경험한 일은 처음 하는 일보다 조금이라도 더 친숙하기 때문에 접근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라고 하듯이 경험으로 익숙해졌기에 습관대로 하면서 더 나은 방식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선입견이 작용한다는 것은 '새 술을 헌 부대에 담는' 꼴이다.

비슷한 일이 되풀이되는 것이지 과거와 현재가 똑같을 수는 없는 일이다.

아무리 이전과 비슷하더라도 달라진 것은 반드시 있다.

그런데 이전에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이전에 최선이었다 하더라도 사정이 달라졌으니 대응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특히 가까운 사이에서 작용하는 선입견은 치명적으로 심각할 수 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선입견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세대 간 갈등도 없을 것이다.

같이 살면서 서로를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보아도 얼마나 심한 선입견이 작용하는지 알 수 있다.

자식이 어른이 되었어도 부모 눈에는 아직 어린아이로 보인다.

그래서 부모는 걱정부터 앞서고 자식은 부모의 걱정이 달갑지 않아 갈등이 생기곤 한다.


서로 익숙해진다는 것은 한편으로 서로 눈멀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선입견이 굳건하게 자리 잡을수록 선입견에 가려 진실이 안 보인다.

그래서 가까운 사이에서 더 심한 갈등이 일어나곤 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위안이 되는 존재가 가족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큰 걱정거리이자 고통의 원인도 된다.

드라마를 보더라도 주인공을 가장 크게 고민하게 하는 존재는 거의 대부분 부모나 가까운 사람이다.


마음공부를 깊이 할수록 선입견의 폐해를 실감 나게 느낄 수 있다.

공부가 깊어지면 점점 선입견이 사라진다.

'지금 여기'를 '있는 그대로' 보고 대응하게 되면서 선입견에서 벗어난다.

익숙한 대로만 행동하지 않고 가장 알맞은 최선의 대응을 하려고 한다.

새로운 상황을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하기에 지루할 틈이 없다.


마음이 자유로와진 사람은 수없이 되풀이된 행동을 할 때에도 늘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는다고 한다.

'내 그럴 줄 알았어.'라는 생각은 선입견에 의지하는 생각이다.

과거에 가졌던 생각을 붙들고 있기에 지금 벌어지는 일을 자기 생각으로 꿰어 맞추는 것이다.

지금 벌어지는 일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면 얼마나 시시할까!

'내 그럴 줄 알았어.'와 같은 방식으로 상황을 보면 마음은 점점 권태로와질 것이다.



선입견은 오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또한 호기심이 없어지고 모든 경험을 '별 것 없는' 시시한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선입견이란 색안경을 벗지 않으면 관념의 감옥에 갇히고 만다.

한 집단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 때문에 다른 집단과 심한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익숙한 것일수록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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