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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r 26. 2019

그릇된 생각 5

고정관념

"친구가 아니면 적" - 흑백논리

"하나만 봐도 다 알아" - 과잉 일반화

"느낌으로 봐서 그는 분명히 좋은 사람이야" - 감정 추론

"내 그럴 줄 알았어" - 선입견

"조선인들은 두들겨 패야 말을 들어" - 고정관념

바르지 못한 생각들이다.



어릴 때 아버지께서 탄식하듯 내뱉는 말씀에 반감이 들곤 했다.

"조선 놈들은 두들겨 패야 말을 들어."

어린 마음에도 이 말은 엉터리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왜 아버지는 저런 생각을 하실까?' 하는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어른들의 말을 그리 믿지 않게 된 한 가지 이유가 되지 않았나 싶다.


"여자하고 북어는 두들겨 패야 부드러워진다."는 말에는 두려움마저 들었다.

사람을 두들겨 패서 말을 듣게 하는 것이 분명히 못된 짓인데 왜 이런 소리를 할까?

당시는 독재 시절이었다.

군부가 독재하던 시절이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군대에서 만연했던 구타문화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왜 이토록 인간의 본성에 어긋나는 생각이나 관념들이 판치게 될까?

그야말로 '비정상의 정상화'라 할 만하다.

정상이 아닌데도 워낙 흔히 일어나다 보니 그것이 정상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혹시 이런 말도 가능하지 않을까?

"누구나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고정관념을 갖지 않은 사람은 비정상이다."


어떤 조직에서 공유되는 고정관념은 폭력성을 띤다.

군대 시절 구타문화는 악습이라며 선배들한테 저항했던 적이 있다.

다행히 선배들과 타협이 이루어져서 23대를 5대로 줄이긴 했으니 반은 성공한 셈이었다.

하지만 나는 구타가 우리 군을 약하게 만드는 악습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군인정신에 관해 글을 쓸 때 계급이 상하관계가 아니라 선후관계라는 주장도 했다.


요즘 군대에서 여러 가지 제약이 없어지고 인권이 조금씩 반영되는 것을 두고 기성세대들이 걱정하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그런데 이는 기성세대의 고정관념일 뿐이다.

진정한 사기는 자발적인 의지에서 나오는 것이지 강압과 폭력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정당하다는 믿음이 있어야 떳떳하게 행동할 수 있다.

일방으로 강요되는 방식이 정당화될 때 엄청난 문제가 생긴다.


고정관념은 굳어진 관념이다.

한 번 굳어지면 웬만해서 변화되기 어렵다.

우리 민족을 지배했던 일제가 심어놓은 고정관념에 언제까지 지배당할 것인가.

스스로를 비하하고 외세에 의존하는 관념을 가진 사람들이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살 수 있을까.

아직까지도 토착 왜구가 기승을 부리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면 어이가 없다.


토착 왜구는 일제시대 때 만들어진 말이라 한다.

몸은 한국인인데 정신은 왜구인 자들을 일컫는다.

사대주의자들 매국노들만 토착 왜구가 아니다.

멋모르고 세뇌된 사람들도 토착 왜구의 하수인인 셈이다.

제발 정신들 좀 차렸으면 좋겠다.



고정관념을 깨어야 사물이 바로 보인다.

고정관념은 정신을 묶는 사슬이다.

묶인 채로 생활하면 얼마나 불편할까.

사슬을 풀고 자유롭게 살 일이다.

고정관념을 청소하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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