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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n 15. 2023

초등학생 이성교제 문제

호기심

"초등 5학년 딸이 여러 남자아이들한테 사귀자고 문자 보낸 걸 봤습니다."

한 학부모의 걱정이다.

아이의 시각과 어른의 시각은 참 많이 다르다.

아이들의 호기심에 어른들은 온갖 걱정을 하게 된다.

(6월 15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초등 5학년 딸이 잘 때 휴대폰을 보게 되었다.

여러 남자아이들한테 사귀자고 문자를 보낸 것을 보았다.

잠깐 사귀고 그만둔 경우도 있고 싫다는 친구한테 억지를 쓴 것도 있었다.

'내가 마음에 들면 나를 꼬셔 봐' 이런 식의 문자도 보인다.


어릴 때부터 사랑은 충분히 주었다고 생각한다.

이성교제는 나중에 하라는 충고를 했다.

그런데 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문자를 보낸 것을 보았다.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사연자는 딸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아도 딸과 너무 다르다.

마치 사랑을 구걸하는 것처럼 보이는 딸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알아듣게 말했는데도 전혀 소용이 없었다.


사연자가 걱정하는 것이 무엇일까.

딸이 잘못되는 일일 것이다.

싫다는 사람한테 다른 아이와 사귀면서 왜 나는 안 되냐는 식으로 덤벼드는 모습에 걱정이 크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오히려 안심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사연자가 엄마로서 걱정하는 것은 무엇보다 딸이 마음에 상처를 입는 상황일 것이다.

실연의 상처를 어린아이가 감당하기 너무 어렵지 않겠는가.

그런데 딸이 생각하는 이성교제는 '이성인 친구를 사귀는 것' 정도인 것 같다.

누구는 사귀면서 왜 나는 안 되냐 는 투정에서 알 수 있지 않은가.


성인이 생각하는 이성교제는 여러 사람을 두루 사귀는 친구교제와 구분이 된다.

다른 누구와 사귀고 있는 사람이 또 다른 누구를 사귄다면 바람을 피운다고 한다.

그런데 사연자의 딸은 아직 이런 개념이 없어 보인다.

다만 이성인 친구를 얼마나 많이 두느냐가 인기의 척도인 것 같다.


사연자가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이성교제로 상처받을까 염려해서 했던 충고가 전혀 먹히지 않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딸에게는 아예 소유나 독점 개념이 없기 때문에 엄마의 조언이 전혀 와닿지 않았을 것이다.

조언이나 충고보다는 마음을 열고 딸의 속마음을 들어주는 것이 훨씬 좋을 것이다.



걱정이 어디에서 오는가.

혹시 자신의 관점에 치우침은 없을까.

백번 걱정하는 것보다 한 번 물어보는 것이 낫다.

걱정은 걱정을 낳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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