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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n 16. 2023

장난으로 했는데

역지사지

"친구한테 익명으로 장난쳤다가 고발을 당해서 이천만 원의 합의금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한 남성의 고민이다.

입장을 바꿔서 보면 다른 것이 보인다.

돌을 던지는 장난은 장난이 아니다.

(6월 16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친구의 가게에 손님이 없다는 것을 아는데 장사가 잘 된다고 거짓말을 해서 익명으로 망하라는 글을 올렸다.

작년에도 익명으로 장난을 친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친구가 신고를 했다.

친구가 여자라 겁을 먹고 장사를 제대로 못하고 월세를 얻어 사는 등 피해가 크다며 합의금을 요구했다.

다음 주에는 경찰에 조사를 받으러 가야 한다.


사연자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장난이었는데 너무 심하게 당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이솝 우화가 생각난다.


아이들이 장난으로 연못에 있는 개구리들에게 돌을 던진다.

개구리들이 말한다.

"너희들은 장난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목숨이 달렸다."

역지사지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우화다.


사연자는 친구의 입장을 얼마나 생각했을까.

도대체 친구와 어떤 관계이기에 이런 장난을 친 것일까.

만약에 친구의 장사가 잘 되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이 장난은 심하다.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속이 타는 친구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어릴 때 좋아하는 대상에게 짓궂은 장난을 하는 경우는 종종 볼 수 있었다.

관심이 있는 이성을 짓궂게 놀리는 장난을 치는 것이다.

아직 유치하고 미성숙해서 그렇다고 이해해 줄 수 있겠지만 이 또한 고쳐야 할 행동이 아닌가.

어른이 되어서 이런 장난을 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번 일로 사연자는 친구를 잃게 될 확률이 크다.

물론 이천만 원의 합의금을 물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뼈저리게 느껴야 할 것이다.

역지사지는 어른의 필수 덕목이다.



별생각 없이 하는 행동에 무의식적인 욕구가 드러난다.

남을 놀리는 행위는 생각보다 치명적일 수 있다.

속마음에 깊이 박힌 미움이나 원망을 볼 수 있어야 하겠다.

몰라서 그랬다는 것은 최악의 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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