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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n 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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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성

"아버지한테 목을 졸린 후 아버지라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의 사연이다.

폭력성은 다스려야 한다.

억제하지 못할 때 재난 같은 상황이 벌어지기 쉽다.

(6월 27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학원에서 집에 돌아오면 밤 11시쯤 된다.

11시 반부터 공부를 한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너무 피곤해 바로 잠들곤 했다.

오늘도 잠이 들었는데 뭔가 소리가 들려서 잠을 깼다.


눈을 떠보니 아버지가 지켜보고 있었고 40분 정도 지나 있었다.

아버지가 소리를 지른 것이라 생각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몇 분 지나서 아버지가 다시 문을 열고 들어와 강제로 불을 끄고 자기를 강요했다.

내가 계속 공부를 하자 나를 밀어붙이고 팔을 뿌리치자 목을 졸랐다.


평상시에도 아버지가 화가 나면 폭력적으로 변한다.

목을 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부터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폭력성과 우울증에 대해 알고 싶다.


사연자는 호가 났지만 사연은 담담하게 썼다.

글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우울증이 아닐까 의심하는 듯하다.

과중한 학업으로 지치지 않았을까 싶다.

거기에 아버지의 폭력이 더해져서 한이 되어버렸다.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고 밖으로 표출할 때 사고가 난다.

아버지가 아들을 때리면 아들은 분노를 물려받게 된다.

사연자가 삼키는 분노는 이미 선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분노가 깊이 내면화되면 자기혐오와 우울증으로 발전하기 쉽다.


사연자가 아버지를 아버지라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은 분노가 뼈에 새겨졌음을 의미한다.

이제 사연자는 자신에게 새겨진 분노와 싸워야 하는 큰 숙제를 안게 되었다.

아직 자기혐오나 우울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어찌 될지 모른다.

아버지의 각성이 절실한 시점이라 하겠다.


욱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임을 알아야 한다.

심각하게 여겨서 고치려는 노력을 반드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중한 자식에게 분노를 대물림하게 된다.

분노의 불을 끄지 않으면 그 피해는 그치지 않는다.



부딪히면 불꽃이 튄다.

불은 바로 꺼야 한다.

미움이나 증오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불이다.

작은 불씨도 조심해야 하듯 분노를 그냥 두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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