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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n 29. 2023

친구가 저랑 멀어지겠대요

모르는 척

"친구가 익명으로 이야기했지만 저는 알고 있는데 언제까지 모르는 척해야 할까요?"

모든 친구와 잘 지내고 싶은 청소년의 고민이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모르는 척할수록 부담은 점점 커진다.

(6월 29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친구 A가 친구 B, C에게 손절을 당했다.

나한테 익명으로 이야기했지만 나는 다 알고 있다.

A는 자신이 왜 손절당했는지 모르고 있다.

하지만 나는 다 친구라서 누구의 편을 들어줄 수 없다.


그런데 A가 친구 D 앞에서 익명이지만 내 얘기를 했다.

"걔는 잘못이 없지만 내가 상처를 받아서 멀어지고 싶어."라는 말이었다.

나를 떠보려고 한 말이 아닌가 싶다.

언제까지 모르는 척해야 하는 것일까.


사연자는 모든 친구와 잘 지내고 싶다.

그러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A의 친구가 아닌 보호자 역할을 하게 되고 말았다.

나름대로 A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알고도 모르는 척하느라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 사연자가 하고 있는 행동은 일종의 오지랖인 셈이다.

A의 일은 A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데 사연자가 대신 부담을 짊어지는 모양새다.

마치 아이의 숙제를 대신해주는 부모의 모습과 같다고 하겠다.

물론 두 사람 모두에게 좋지 않다.


사연자는 용기를 내어서 솔직하게 A에게 말해야 할 것이다.

한 수 접어주면서 대하지 말고 솔직한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갈등을 피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보자면 모험으로 여겨질 것이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부분의 경우 솔직한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된다.

이것저것 다 생각해서 최선을 다한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꼬이게 한다.

나의 몫은 내가 담당하고 상대의 몫은 상대에게 맡기는 것이다.

누구도 남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는 법이다.



호의를 가지고 한 행동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호의가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혼자서 다 감당하려는 태도는 무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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