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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n 30. 2023

좋아하는데 무뚝뚝하게 대했어요

낯가림

"여중을 나와서 낯을 가리는데 좋아하는 애한테 무뚝뚝하게 대했어요."

17세 소녀의 고민이다.

낯가림이 심해서 표현을 잘하지 못 한다.

남모르게 혼자서 애를 태운다.

(6월 3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한 달 반 정도 좋아하는 애가 있었다.

처음에 짝사랑인 줄 알았는데 그도 나를 좋아했다.

그가 말을 걸어오고 DM도 보내고 했는데 쌀쌀맞게 대했다.

그런데 이제 더 볼 수 없게 되었다.


잊어야 하는데 처음 좋아한 거라 쉽지 않다.

잊으려 하는데 잊어지지 않아서 힘들다.

그가 더 적극적이었다면 어땠을까.

자구 생각이 나서 괴롭다.


사연자는 어떤 괴로움에 빠진 것일까.

잊지 못하는 괴로움일까.

좋아하는데도 관계가 이뤄지지 못해서 괴로운 것 아닐까.

결국 잊지 못하는 괴로움이 아니라 구하는데 얻지 못하는 괴로움으로 볼 수 있겠다.


어째서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을까.

사연자는 낯가림이 심해서 그렇다고 했다.

기회가 왔을 때 낯가림 때문에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오히려 반대로 행동했다.

스스로 걷어찬 꼴이다.


돌이켜보면 얼마든지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실패하게 된 원인을 찾아서 바꾸면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핑계를 대면 아무 소용이 없다.

사연자도 기로에 놓인 셈이다.


다시 또 좋아하는 대상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낯가림으로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실수를 또 되풀이할 것인가.

아니면 실패를 거울삼아 용기를 내 볼 것인가.

'그럴 수밖에 없었어'라는 마음에 머물면 답이 없다.



겉과 속이 같아야 한다.

속마음을 숨기면 혼란이 온다.

기억을 잊으려 하기보다 활용하는 편이 낫다.

소극적으로 피하려는 마음으로 행복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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