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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l 06. 2023

어제 남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미련

"남자친구에게 알리지 않고 모임에 참여한 일로 남자친구가 화가 나서 헤어졌는데 다시 만나고 싶어요."

한 여성의 사연이다.

미련을 떨치지 못하면 미련해지는 것일까.

안타까운 사연이다.

(7월 6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나는 남자친구가 여사친들이 있는 모임에 나가도 괜찮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남자가 있는 모임에 내가 나가는 것을 너무 싫어한다.

남자친구의 가치관을 존중해서 남자가 있는 모임에는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점점 불편해지고 소외되는 일들이 생겼다.


남자친구에게 말하지 않고 남자가 있는 축하모임에 나갔었다.

우연히 남자친구가 그 사실을 알고는 화를 내며 헤어지자고 했다.

들키고 나서야 사실을 말하는 나에게 실망했다고 한다.

헤어졌는데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내가 이기적인 것일까.


사연자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괜찮을까.

문제는 사연자의 사고방식이다.

스스로 자유를 포기하고 있지 않은가.


보수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성관념을 가진 남자가 왜 그렇게 좋을까.

그렇지 않아도 남자친구에게 맞추느라 자신의 인간관계가 얼마나 축소되었던가.

좁아지는 인간관계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던 참이었다.

이제는 제약이 없어졌으니 오히려 자유를 되찾은 느낌으로 환영할만하지 않은가.


사람의 의식을 점령해서 마음대로 부리는 사이비들의 수법이 있다.

주변 관계를 축소시키고 의존하게 만든다.

그런데 사연자는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손발을 잘라내고 있었던 것 아닐까.

모든 것을 다 포기할 만큼 남자친구가 중요했을까.


무엇엔가 빠져서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면 참 허망한 일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사연자에게 남자친구는 무엇이었을까.

한순간 혹했던 감옥이 아니었을까.



화려한 버섯은 독버섯이기 쉽다.

겉모습에 속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스스로 노예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정신이상이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자유를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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