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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ug 08. 2023

더치페이 답장만 하고 돈 늦게 보내는 친구

신의

"원래 돈 문제는 바로 해결하는 것이 친구사이에 예의 아닌가요?"

20대 초반의 고민이다.

친구는 신의가 있어야 한다.

신의가 없으면 친구라 할 수 없다.

(8월 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더치페이가 귀찮아서 내가 먼저 내고 친구한테 입금을 부탁한다.

친구는 답장만 해놓고 맨날 늦게 입금한다.

몰래 입금하거나 여러 번 이야기하면 그제야 돈을 보낸다.

돈 문제는 바로바로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사연자는 친구한테 의구심이 있다.

친구가 돈을 떼어먹을 사람이 아니라는 믿음은 있다.

그런데 매번 늦어지는 입금에 신경이 쓰인다.

그렇다고 독촉을 하는 것은 마뜩지 않다.


이런 경우에 어째서 상대의 생각을 물어보지 못할까.

의구심을 해결하지 ㅇ낳으면 계속 불편할 텐데 푸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기대를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기대가 서운함을 느끼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누구나 나름의 사정이 있다.

사람마다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은 다 다르다.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한다면 의심이 생겼을 때 물어보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상대의 대답을 들어보고 판단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자기 나름대로 상대를 배려하고 믿어준다는 생각으로 조심한다.

이렇게 사정을 봐주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더 서운해지는 것이다.

물론 상대가 부탁한 것도 아니고 스스로 마음을 그렇게 썼을 뿐이다.

차라리 직접 물어보는 것이 더 확실하고 안전하지 않을까.


사소해 보이더라도 의구심은 갈등의 소지가 되기 쉽다.

문제 삼지 않고 그냥 넘기더라도 잠재의식에는 껄끄럽게 남는다.

잠재된 의구심은 상황이 되면 폭발하듯 터져 나올 수 있다.

참은 만큼 폭발력도 커지기 마련이다.



자신의 마음을 살피는 것도 만만치 않다.

상대의 마음을 알아차리기는 훨씬 더 어렵다.

나름대로 짐작하고 헤아리기보다 물어보는 것이 낫다.

어설픈 배려보다 솔직한 직면이 사실 더 친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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