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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ug 30. 2023

엄마라는 말을 다시 한번이라도 해보고 싶네요

외로움

"20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오늘 갑자기 그립네요."

30대 남성의 사연이다.

외로움이 사무치면 포근함이 그리워진다.

참으며 살수록 감정은 더 깊어진다.

(8월 3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초등학교 4학년 때 엄마가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재혼하고 이혼하기를 두 번 반복했다.

어머니 돌아가신 후 그냥 견디며 산 20년이다.

나에겐 엄마라는 단어가 차가운데 오늘은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다.


사연자는 감정을 억압하며 살고 있다.

남들도 다 힘들게 살고 있는 줄 안다고 했다.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그냥 투정이라고 보는 것 같다.

힘들어도 견디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붙든다.


어머니가 그리워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한다.

왜냐하면 남들도 힘든데 잘 참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사연자는 자신의 생각이 자신의 삶을 이끌고 있음을 모르고 있다.


참으려면 힘이 들어간다.

힘이 들어가면 굳는다.

굳으면 어울리지 못한다.

어울릴 수 없으니 외로울 수밖에.


슬픔이든 고통이든 억눌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여유가 생긴다.

고통이나 슬픔도 받아들이는데 즐거움이나 기쁨은 어떨까.

고통이 싫어서 마음을 닫아걸수록 즐거움이나 가쁨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어머니의 죽음은 어린 사연자에게 감당하기 힘든 슬픔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아버지도 방황을 하셨으니 사려깁은 보살핌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남들도 힘드니 자신이 힘든 것은 그냥 견뎌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의욕이나 열정이 없이 견디며 사는 삶에 익숙해져서 무기력해지고 말았다.



힘들 때 힘든 줄 알아야 한다.

외면한다고 힘든 것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힘듦을 받아들일 때 희망이나 즐거움에도 마음이 열릴 수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선택의 여지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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