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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Sep 07. 2023

친구한테 돈을 빌려줘야 하는데

배려와 부담

"사정이 좋지 못한 친구한테 돈을 빌려줘야 하는데 부담이 많이 됩니다."

친구를 배려하면서 부담을 느끼는 사연이다.

어느 선까지 친구를 도와야 할까.

자신이 아프면서까지 도와도 되는 것일까.

(9월 7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친구에게 150만 원을 빌려주었었다.

아직 100만 원 정도를 받지 못했는데 매달 10만 원씩 갚도록 했다.

그런데 친구에게 500만 원이 필요한 일이 생겼다.

청약과 적금을 깨면 빌려줄 수 있는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경을 쓰느라 신경성으로 위염이 생겼다.

지난 번 돈을 빌려주고 사회초년생인 나도 생활이 쪼들렸다.

친구의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형편이다.

친구의 빚은 주식 때문에 생겼다.


사연자는 고민을 심하게 해서 병까지 생겼다.

친구를 도우려는 마음이 오히려 부담이 되어 신경성 위염까지 생긴 것이다.

이 정도로 친구를 도와야 하는 것일까.

더 근본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 진정 친구를 돕는 것일까.


사연자가 걱정하는 것은 친구의 극단적 선택이다.

그런 말이 내비치기도 했단다.

그렇다면 더더욱 친구의 각성을 위해 냉철해져야 하지 않을까.

사연자가 돈을 빌려주면 오히려 친구가 각성하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주식을 해서 빚을 지고 비관해서 극단적 선택도 마다하지 않는다면 물질의 노예나 다름없다.

이런 상태에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도 있다.

친구가 자립할 의지를 갖도록 하는 것이 친구로서 제대로 돕는 일이라 할 것이다.

사연자는 친구이지 보호자가 아니지 않은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의문을 무시하면 안 된다.

친구가 자신의 실수를 스스로 만회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섣불리 돕는 것은 오히려 친구를 더 의존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일이 될 위험도 있다.

부담스러운 배려는 차라리 무관심보다 못할 수 있다.



독에 물을 채우려면 새는 곳부터 막아야 한다.

성급히 물부터 채우려 하면 아까운 물을 허비하고 만다.

친구를 도우려는 마음은 좋은 마음이다.

그러나 돕는 방법은 지혜로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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