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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pr 06. 2019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때

신뢰의 중요성

조변석개(朝變夕改)

아침에 바꾸고 저녁에 고친다는 뜻이다.

변덕이 심한 것을 말한다.

약속을 뒤집는 일도 아무렇지 않게 해 버린다.

믿을 수 있을까?



"백점을 받으면 컴퓨터 사 줄게."

맨날 놀기만 하는 아이한테 부모가 한 말이다.

컴퓨터를 가지고 싶었던 아이는 열심히 공부해서 백점을 받았다.

설마 했던 부모는 놀란다.

당장 비싼 컴퓨터를 사줄 형편이 못 된다.


"전과목 백점이어야지."

부모가 생각해낸 묘수였다.

아이는 속상했지만 이번에는 전보다 더 열심히 해서 결국 전과목 백점을 받았다.

"너 공부하라고 했던 말이야. 학생이 공부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니니."

아이는 크게 실망한다.


약속을 할 때 마음과 지켜야 할 때 마음이 왜 다를까?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다른 속셈을 갖고 약속을 하면 십중팔구 변덕을 부린다.

약속을 할 당시 숨어 있던 속셈이 지켜야 할 때 튀어나오는 것이다.


아직 사고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아이들은 속셈이란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겉으로 하는 말과 속에 품고 잇는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그래서 어른들이 속셈을 가지고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 실망을 한다.

몇 번 속고 난 다음에는 의심과 불신이 마음속 깊이 자리를 잡는다.


작은 약속이라도 지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마음에 불신이 자리 잡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일그러지기 때문이다.

불신이나 의심이 심해지면 생각을 집중해서 할 수 없다.

수많은 의심 덩어리들이 쉬지 않고 일어나기 때문이다.

마치 수많은 인파로 혼잡한 시장을 지나가는 것처럼 생각이 진행되지 않는다.


어른이 아이한테 약속을 해놓고 말 바꾸기를 하거나 시치미를 떼면 불신이나 의심이 생긴 아이는 비뚤어지게 성장하기 쉽다.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거나 속을 전혀 드러내지 않거나 심하게 눈치를 보는 식으로 말이다.

이쯤 되면 사람답게 살기는 틀렸다고 하겠다.


아무리 작은 약속이라 하더라도 철저히 지켜지면 신뢰가 생긴다.

신뢰감이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아이는 생각을 집중해서 할 줄 안다.

그래서 판단력도 좋아지고 받아들일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잘 구분해낸다.

이런 아이는 사회에 꼭 필요한 일꾼으로 자란다.



사람은 보고 배운다.

약속을 어기는 환경에서 자라면 불신과 의심을 배워 불안해진다.

약속을 잘 지키는 환경에서 자라면 신뢰를 배워 안정감을 가진다.

마음이 안정되어야 바른 판단을 한다.

바른 판단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사회가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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