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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pr 07. 2019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방조의 과보

싸움구경, 불구경이 재밌단다.

심심하던 차에 싸움이 벌어지고 불이 나서 한바탕 소란이 일면 눈길이 갈 것이다.

그런데 그 싸움이나 불이 내 일일 때는 어떨까.

불구경도 강 건너 불구경일 때가 재밌다.

내 집에 불이 나면 바로 꺼야 한다.



알아도 모르는 척하면 안전할 듯싶다.

괜스레 시비에 휘말리는 것보다 그냥 조용히 지나가는 것이 무난하지 않은가.

누군가 위험에 빠진 것을 보더라도 도움의 손길을 뻗기는 쉽지 않다.

'남의 일'에 공연히 끼어들어 귀찮아지기 싫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 의인이라 불리는 사람들도 있다.


의인은 불의를 보고 참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나 몰라라 하고 있을 때 그는 행동한다.

아주 가끔 남을 구하고 자신이 희생되기도 한다.

남들이 강 건너 불구경을 할 때 그는 강을 건너 불을 끈다.


과연 의인의 종자는 다를까.

아무나 의인이 될 수는 없을까.

사람한테 양심이란 것이 있다.

양심에 충실한 존재가 바로 의인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의인이 될 수 있다.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쉽사리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남의 제사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식으로 침 튀기며 떠든다.

참 묘하게도 이렇게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은 병 도움이 되지 않는다.

떠들기만 하지 개선하려는 노력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강 건너 불구경을 한다.

내 일이 아니기에 그냥 구경만 한다.

시끄럽게 떠들지는 않더라도 수군거리며 말을 옮긴다.

이들 덕분에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자신의 일이라 생각되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흥분하지만 남의 일에는 냉담하다.

이런 태도가 사회에 주류가 되어도 괜찮을까.

불이 나면 내 집이든 남의 집이든 가리지 않고 바로 꺼야 한다.

불은 번지기 때문이다.

남의 집이 타면 내 집도 탈 수 있다.


사회 곳곳에 의인들이 있다.

그들은 큰 불을 잡으려고 혼신의 힘을 다 쏟는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보고만 있으면 어떻게 될까?

의인들이 끄지 못한 불이 구경하던 그들에게도 덮치고 만다.



자신이 의인이 되지는 못할지라도 방조자는 되지 말자.

옳은 일이라 생각되면 작은 힘이라도 보태자.

옳은 일에 힘을 쓰면 우선 기분부터 좋아진다.

좋은 에너지가 주변에 퍼진다.

이것이 진정 안전해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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