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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Sep 21. 2023

엄마랑 너무 안 맞아요

모녀갈등

"엄마는 9살 어린 동생을 돌보는 나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비난만 하세요."

여고생의 고민이다.

모녀갈등으로 서운함과 분노를 느끼는 딸이다.

갈등을 피할 수는 없을까.

(9월 2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넌 도대체 잘하는 게 뭐냐?"

청소하느라 나름 애썼는데 돌아온 엄마의 말씀이다.

청소기를 대충 돌렸다면서 비난을 하신 것이다.

내 일도 못하면서 9살 어린 동생을 돌보느라 바빴는데 서운했다.


동생을 돌보느라 가끔 학원도 빼먹는다.

혼자 공부해서는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학원을 빼먹어야 하는 것이 속상하다.

엄마한테서 받는 서러움에 화도 난다.


사연자는 어떤 자아상을 가지고 있을까.

'공주'와 정반대인 '무수리 이미지'에 가까워 보인다.

야무지게 자신을 챙기지 못하고 어설프게 선량하다.

지금 받는 설움도 스스로 불러들인 것일지 모른다.


엄마가 큰딸을 가정부처럼 부려먹으려 할까.

사연을 보면 이미 엄마는 사연자한테 공부 기대를 접은 듯 보인다.

공부보다는 동생 돌보기를 우선으로 하고 있지 않은가.

사연자는 학업에 지장을 받으면서까지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고 있다.


나름 애쓴 딸한테 수고했다는 치하는 못할 망정 흠을 잡아 비난을 했어야 했을까.

조금 서툴더라도 얼마든지 격려하는 말을 해줄 수 있지 않은가.

어쩌면 엄마의 야박한 평가가 사연자가 위축되는데 한몫을 했을지 모른다.

엄마의 여유가 아쉬운 부분이다.


모녀갈등으로 엄마는 불만스럽고 딸은 상처를 입고 있다.

서로 원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엄마는 너그러워지고 딸은 더 야무져야 할 것 같다.

자신을 살피고 상대를 헤아리는 지혜가 아쉽다.



역지사지란 말을 많이 쓴다.

그런데 주로 억울한 쪽에서 역지사지를 요구한다.

하지만 역지사지는 실제로 갈등을 풀어가는 처방이다.

불만과 서운함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핵심 방편이 역지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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