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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Sep 23. 2023

헤어진 남친이 돌아올까요

순정파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여자가 생긴 것 같은데 저한테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한 여성의 고민이다.

한 번 마음을 주면 평생 변하지 않는 순정이 있다.

순정파는 순수한 것일까.

(9월 23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3년 넘게 사귄 남자친구가 있다.

사이도 좋고 잘해줬는데 이제는 사랑이 아니라 정이라며 헤어지자 했다.

붙잡다가 힘들어 보여서 놓아주었다.

그에게 여자가 생긴 것 같은데 나는 다른 남자를 못 만날 것 같다.


사연자는 마음을 정리하기 어렵다.

헤어지게 된 결정적인 이유를 자신의 태도에서 찾고 있다.

시험에 집중하느라 잘해주지 못해서 남자의 사랑이 식은 것이라 짐작하고 있다.

만약에 그런 이유라면 그 남자를 믿을 수 없지 않은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아도 결론은 마찬가지다.

상대가 인생의 중요한 일로 나한테 조금 소홀해졌다고 헤어질 마음을 먹는 것이 괜찮을까.

결국 사연자가 짐작한 이별 사유는 진짜 이유가 아닐 확률이 크다.

사랑이 아니라 정이라며 헤어지자고 한 남자의 속셈이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이미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생겨서 환승한 것일 수도 있다.

"네게선 더 이상 사랑이 아니라 그냥 정 같은 마음만 느껴져."는 둘러서 말한 것 아닐까.

"난 이미 네게 마음이 식었으니 그만 떠나 줄래?"가 직설적인 표현 아닐까 싶다.

그런데 사연자는 자책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자책과 미련은 무엇에 좋을까.

남을 미워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은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을 찾아 방황할 수고로움도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자신을 괴롭히는 어리석음 아닐까.


한 번 마음을 주었다고 그 마음을 평생 가지고 있어야 할까.

변화가 급격한 시대에 살고 있다.

뒤처지지 않고 적응하려면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자책과 미련은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다.



가볍게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아무리 애착이 가더라도 떠난 것을 붙잡는 것은 공허하기만 하다.

아픔은 고이 간직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은가.

툴툴 털고 새로운 내일을 맞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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