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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Sep 24. 2023

친구들을 그만 만나야 할까요

조숙

"친구들의 고민을 보면 제가 초4 때 했던 고민들이에요."

중1 여학생의 고민이다.

조숙해도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기 어렵다.

이질감으로 거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9월 24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나는 정신과에 다니지는 않지만 정신이 불안정하다.

어울리는 친구들에게 자꾸 차갑게 대하는 나를 본다.

왠지 친밀감이 생기지 않는다.

말투를 고치려고 노력해 보지만 쉽지 않다.


나도 내가 이상한 걸 알지만 친구들한테도 실망스러운 마음이다.

친구들의 고민이 내가 3년 전에 했던 것들이다.

내가 죽고 싶다는 말을 너무 자주 한다는 지적을 한 친구한테 받고는 조심했다.

그렇지만 친구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너무 심하다는 생각도 들고 실망스럽다.


사연자는 조숙한 것 같다.

또래 아이들과 다른 정신세계를 갖고 있는 셈이다.

동화 미운오리새끼의 주인공 같다고나 할까.

그런데 자신이 다른 친구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감안하지 못하는 듯하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유치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3년 전에 했던 생각들이기 때문이다.

마치 3살 언니가 동생들과 동감내기 친구하려고 하는 셈이다.

심리적인 거리가 왜 생기는지 알지도 못한 채 고민만 하고 있다.


사연자가 상담을 해서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다면 어떨까.

자신의 정신이 불안정하다고 느끼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자신의 조숙함을 인정하고 눈높이를 친구들과 맞추어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다툼이나 갈등 없이 오히려 친구들이 성장하도록 돕는 지혜로운 친구도 될 수 있다.


자신의 잠재력을 잘못 오해하면 오히려 고민에 빠진다.

자기 비난이나 혐오에 빠지면 설상가상이다.

미운오리새끼가 자신이 백조임을 모르고 얼마나 위축되었던가.

남다른 것이 단점이 될 이유가 없다.



사실보다 관점의 문제일 경우가 많다.

시비를 가리는 것으로 평온해지지 못한다.

일단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차이를 인정하는 순간 조화로운 어울림의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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