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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Oct 04. 2023

길 알려주는데 몸 만지고 간 사람

불쾌감

"길을 알려주었는데 등허리를 툭 건드리고 갔는데 두고두고 기분이 나쁘네요."

성인 여성의 사연이다.

의도하지 않은 터치에 불쾌감이 든다.

적절한 대응은 무엇일까.

(10월 4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길에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는데 길을 물어보았다.

옆에 다른 할머니도 있는데 하필이면 나에게 물었다.

가리켜 주었더니 등허리를 살짝 터치하고 갔다.

중요 부위는 아니었지만 두고두고 기분이 나쁘다.


전 직장 개새끼가 내 팔을 주무른 걸 생각하면 씹어먹고 싶다.

엉덩이나 가슴 같은 부위가 아니라서 괜찮은 것일까.

이런 경우에도 신고할 수 있을까.

오랫동안 기분이 나쁠 것 같다.


사연자는 모르는 타인이 몸을 만진 것이 거슬린다.

전 직장에서 있었던 불쾌한 경험이 떠오르며 화도 난다.

하지만 명백한 성추행이라 할 수 없어서 애매하다.

무언가 조치는 해야겠는데 막연할 뿐 기분이 영 찜찜하다.


의사표현의 자유가 있다.

불쾌함을 억지로 참아야 할까.

상대의 행위로 인해서 기분이 나빠졌다면 알리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상대가 고의로 한 행동이 아니라 하더라도 일깨워 줄 수는 있지 않은가.


꾹꾹 눌러 참으며 표현을 하지 않을 때 억하심정이 쌓인다.

두고두고 불쾌해지는 경험을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용기를 내서 마주해야 불쾌한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냥 참으면서 속앓이를 하면 병이 된다.


주눅이 들어서 표현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귀찮아서 그냥 넘기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속으로 쌓이는 억하심정이다.

내 속은 내가 주의 깊게 살필 일이다.



마음 관리는 관찰에서 시작된다.

불쾌함을 그냥 무시하면 곤란하다.

잘 살펴보고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좋지 않은 기분이 지속되도록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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