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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Oct 17. 2023

시험 잘 쳤는데 엄마가 안 좋아해요

보상심리

"오빠는 놀기만 해도 뭐라 안 하면서 나한테는 공부 잘해도 무슨 소용이냐고 하세요."

여중생의 고민이다.

보상심리의 부작용을 볼 수 있는 사연이다.

칭찬을 기대했다가 야단을 맞으니 서러워서 눈물까지 난다.

(10월 17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중학교 성적이 별로 중요하진 않지만 열심히 해서 중간고사 만점을 받았다.

엄마의 칭찬을 기대했는데 공부 잘하면 뭐 하냐며 야단을 맞았다.

현장체험 가기 싫어서 거짓말해달라고 해서 엄마가 화가 나신 것이다.

오빠는 공부도 안 하고 이상한 학교에 가서 놀기만 하는데도 뭐라 안 하면서 나만 미워한다.


엄마가 공부가 소용없다고 하니까 서러워서 눈물이 나왔다.

나는 엄마의 관심을 받고 싶을 뿐이다.

열심히 하는 것은 알아주지 않고 야단만 치는 엄마가 이해되지 않는다.

다른 집은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하는데.


사연자는 칭찬을 기대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그 어려운 전 과목 만점을 맞았으니 얼마나 자랑스러웠을까.

그런데 현장체험 가기 싫다고 거짓 핑계를 대 달라고 하는 바람에 엄마의 화를 불렀다.

보상을 바라던 심리가 충돌사고를 부른 것이다.


사연자의 판단에 심각한 허점이 보인다.

"학교 땡땡이나 치는 애가 공부 잘해봐야 뭐 하냐?"는 엄마의 말씀을 잘못 들었다.

야단맞은 것은 땡땡이였지 공부 잘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칭찬을 듣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엉터리로 이해한 것이다.


열심히 한 것을 인정받지 못하면 맥이 빠지고 실망스러울 수 있다.

노력에 따른 보상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상을 바라는 심리는 오히려 성취감을 갉아먹는다.

기대가 클수록 만족감이 줄고 실망의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보상에 눈이 멀어 판단력까지 흐려지는 것이다.

엄마가 무엇을 지적하는지 조금만 생각해 봐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애꿎은 오빠까지 들먹이며 엄마가 자기를 미워한다고 생각해 버렸다.

중학생이라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문제다.



보상 심리가 크면 막상 보상을 받았을 때 만족감이 덜하다.

기대와 현실의 차이만큼 느껴지지 때문이다.

될 수 있으면 기대는 적게 가질수록 만족감은 커지기 쉽다.

행복은 기대에 반비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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