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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19. 2023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17

원망심

"일방적으로 감시하고 억압하는 아버지를 닮고 싶지 않는데 가끔 제게서 그의 모습이 보여 두렵습니다."

17세 고등학생의 고민이다.

부모, 특히 아버지한테 원망심이 크다.

누군가 들어주기만 해도 좋을 거라는 아쉬움이 큰 사연이다.

(11월 19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학교, 스터디 카페, 집만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

부모의 취향과 내가 하려는 일이 맞지 않아 죽어지내고 있다.

아버지는 일방적으로 효와 순종을 강요하며 감시하고 압박한다.

엄마는 한 때 말이 통하는 유일한 상태였으나 이제는 얼굴도 보기 힘들다.


왜 내가 하는 말은 다 말대답이고 나는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는 쓰레기인가.

나름 돈을 번다고 집을 비우기 일쑤인 아버지는 학업 이야기가 80프로가 넘는다.

엄마한테 힘든 점을 말하면 "그래도 너는 편한 거다. 가족이 힘들게 애쓰고 있다."라고 한다.

쓸데없는 공감 같은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사연자는 단단히 화가 났다.

일방적인 부모에게 원망심이 쌓이고 있다.

부모를 닮고 싶지 않은데 가끔 자신에게서 아버지의 일방적인 모습이 보여 놀라기도 한다.

17세가 되기까지 이렇게 살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서 글을 올렸다.


사연자는 외동이라고 했다.

당연히 부모의 기대가 한 몸에 집중될 것이다.

그런데 관심과 애정을 집중해서 쏟는 것은 좋지만 감시와 억압은 뭘까.

부모는 관심과 애정으로 보살핀다고 하는 것이 자식에게 감시와 억압으로 느껴진다면?


채우려면 먼저 비워야 한다.

부모의 은혜를 주입한다고 해서 보은 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듣는 사람이 스스로 느낄 수 있어야 마음이 비로소 움직이는 법이다.

부모의 첫 번째 덕목은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다.


사연자의 부모는 가장 중요한 덕목을 놓치고 있다.

그래서 똑똑한 아들이 원망심을 키우며 괴로워하고 있다.

가족상담이 현실적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빠를수록 좋다.



내로남불은 진리가 아니다.

상대 입장을 헤아리는 것이 인간의 기본이다.

특히 부모는 자신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오해가 깊어지면 가까울수록 더 큰 원수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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