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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20. 2023

일방적 이별통보받고 차단당함

소극성

"일방적 이별통보를 하고 헤어진 사람이 제 계정을 기웃거리는 이유는 뭘까요?"

한 여성의 의문이다.

마음에 들지 ㅇ낳아도 그냥 받아들이기만 하는 소극성은 괜찮을까.

무난하려고 하다가 무기력해지는 경우가 꽤 많다.

(11월 2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1년 정도 연애를 했다.

1달가량 바빠서 보지 못하는 사이에 연락이 뜸해지다가 이별통보가 왔다.

만나서 끝내자고 했으나 그냥 그동안 고마웠다는 메시지와 함께 차단도 당했다.

그런데 가끔 차단을 풀고 내 계정에 들어와 보고 나서 다시 차단하는 심리가 궁금하다.


사연자는 기분이 언짢다.

너무나 매정하게 떠난 사람이 주위를 맴돌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훔쳐보는 시선을 받는 느낌이 좋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가 떠난 이유가 마음이 더 뜨거워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사연자는 졸지에 이별을 당했다.

얼굴을 보고 말하자고 제안했으나 묵살당했다.

심지어 연락을 차단당하기도 했다.

화도 나지만 제대로 풀 곳도 없다.


사연자는 남자가 죄책감도 없이 잘 살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다른 사람이 생겨서 떠난 것이라 생각했기에 배신감도 컸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붙잡지도 않았다.

어쩌면 이런 방식이 사연자의 평소 태도가 아닐까 싶다.


의사를 적극 표현하지 않는다.

그저 무난하면 된다.

상대가 하자는 대로 미온적으로 응할 뿐 먼저 나서는 일이 없다.

마음이 뜨거워질 여지가 없지 않은가.


무난하기 바라면서 소극성을 가질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마음에 드는 것을 붙잡지 못할 것이다.

마음에 들지 ㅇ낳는 것이 그냥 가까이 있을 수도 있다.

결국 마음에 들지 않는 상태로 무기력함만 남지 않을까.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마음이 무난하기는 하다.

쓰고 맵고 짜고 달고 신 맛이 전혀 없는 싱거움이다.

무감각으로 숨을 쉬는 모습은 식물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아닐까.

생명에는 생기가 있어야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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