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관계
"친가와 연락도 없이 산 지 10년이 넘었는데 친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장례식에 참여해야 할까요?"
친인척 사이의 관계로 고민하는 사연이다.
먼 인척보다 가까운 사촌이 낫다고 한다.
하지만 장례의식은 결코 가볍지 않다.
(1월 24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집안 형편과 가정파탄으로 친가가 뿔뿔이 찢어진 지 10년이 지났다.
부모님은 20년 넘게 별거 중이라 이혼만 안 했을 뿐 남과 다름없다.
나는 엄마와 둘이 부산에서 살고 여동생이 경기도에 살고 있다.
아빠는 폐암진단으로 요양 중이다.
할머니를 고모가 모시고 있었다.
어제 아빠한테서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문자가 왔다.
고모한테서는 연락이 없었다.
내가 장례식에 가지 않으면 어떤 불이익이 있을까.
사연자는 친할머니 부고에 별 감정이 일어나지 않았다.
10년 넘게 남처럼 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연자의 아버지도 그냥 소식만 전했을 뿐 참석하라는 언질은 없었다.
다행히 동생이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조사가 있을 때 친척들이 모이게 된다.
특히 장례식에서는 묵은 감정들을 털어버리는 분위기다.
오랜 갈등과 원망도 장례식과 함께 씻어버리려 한다.
상속문제 같은 이권이 걸리지 않으면 말썽이 크게 일어나지 않는다.
사연자는 친가의 해체로 엄마와 단둘이 살게 되었다.
10년 넘게 지속된 생활이 이미 익숙하기에 할머니의 부고는 전혀 충격이 없다.
오히려 고모나 작은아버지를 마주칠 일에 더 신경이 쓰인다.
애틋함은 없이 그저 의무감을 재고 있을 뿐이다.
관습대로 치르는 의식에 얼마나 무게를 두어야 할까.
거추장스럽고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굳이 피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그냥 가볍게 참여하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마음이 가는 대로 살면 어떨까.
이런저런 관습과 충돌할 수도 있다.
마음이 없어도 관습에 따르면서 살면 어떨까.
생생함 없는 빛바랜 일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