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우정과 애정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끊어버린 짝사랑을 끊은 지 11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네요."
한 남성의 고민이다.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잊으려 할수록 더 또렷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2월 16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23년을 알아 온 친구가 있다.
오랫동안 우정과 애정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상처를 받고 11년 전에 관계를 끊었다.
애틋하고 아련한 마음이 잊히지 않아 1년 전부터 메시지를 보냈다.
답장이 와서 연락을 보내고 기다리는 중이다.
사연자는 지독한 짝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상대의 상황이나 사정은 전혀 모른다.
혼자서 독하게 마음을 먹고 애써 관계를 끊었었다.
11년이 지났지만 잊히기는커녕 오히려 그리운 마음은 더 커지고 있다.
잊히지 않으면 끊어지지 않는 인연일까.
냉정하게 말하자면 희망사항일 뿐이다.
바라는 대로 일이 이루어지기를 원한다.
끊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붙잡고 있는 것이다.
세상 일이 자기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언제나 깨달을 수 있을까.
자기가 마음먹은 대로 되어야 한다는 집착은 미성숙하다는 지표이기도 하다.
사실과 주관은 구분할 줄 알아야 성인이다.
아무리 원해도 이뤄지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하겠다.
혼자서 연정을 품었다가 뜻대로 되지 않아 괴로웠다.
나름 독한 마음을 먹고 끊었다고 생각했지만 기억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냥 기억을 추억처럼 가지고 살아도 되지 않았을까.
굳이 끊고 지워야 한다는 생각에는 사실 집착이 깔려 있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일도 있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얼마나 간단한가.
마음먹은 대로 되어야 한다는 집착이 있으니 억지로 기억을 지우려 한다.
자신의 집착을 알아차리고 놓을 수 있으면 인연의 고리도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
스스로 집착하면서 인연이 끊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만 미련일 뿐이다.

짝사랑은 고통일까.
집착하면 지독한 고통이 된다.
집착하지 않으면 은밀한 즐거움일 수도 있다.
자신의 마음을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