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힘들 때

가정 폭력

by 방기연

"할머니와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날 지켜주셨던 큰엄마가 저 때문에 이혼하신 것 같아 죄책감이 듭니다."

20대 초반 여성의 고민이다.

가정 폭력은 그 자체로 위기다.

의지할 곳이 사라지는 순간 마음 둘 곳이 없다.

(3월 26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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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말썽만 부리는 사람이었다.

이혼하고 헐머니 할아버지에게 나를 맡겼다.

할머니는 술에 찌들어 사셨고 폭언과 함께 나를 때렸다.

유일하게 위안이 되었던 사람이 큰엄마였다.


할머니한테 맞고 집을 나갔을 때 큰엄마가 거둬주셨다.

사랑을 받으며 잘 지내다가 아빠가 나를 데려가는 바람에 다시 고난이 시작되었다.

아빠가 다시 교도소에 가고 할머니에게 화가 나서 인연을 끊겠다고 뛰쳐나온 것이 화근이 되었다.

할머니가 큰엄마한테 난동을 부렸고 큰엄마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이혼을 하게 되었다.


사연자는 자신 때문에 큰엄마가 이혼을 한 것 같아 죄책감이 든다고 했다.

마음 놓고 숨을 쉴 수 있게 해 주었던 큰엄마를 잃게 된 상실감에 괴롭다.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남은 것은 학자금 대출로 생긴 빚뿐이다.

오는 6월에 출소하는 아버지나 할머니한테 돌아갈 수도 없는 형편이다.


가정 폭력은 아이가 어리든 크든 상관없이 위험하다.

어릴 때부터 거친 할머니에게 폭언을 듣고 맞으며 자란 사연자의 마음은 어떨까.

다행스럽게도 인성 좋은 큰엄마가 보호해 주어서 인간적인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자신을 매개로 해서 할머니와 큰엄마가 부딪히고 큰엄마가 이혼하게 되어 충격이 크다.


사연자의 시각으로는 자기 때문에 큰엄마가 이혼한 것만 같다.

하지만 큰엄마도 할머니가 싫었을 것이다.

큰아빠는 자신의 어머니를 버릴 수 없어서 이혼을 선택했다.

문제가 있는 사람은 제노릇을 못하는 아빠와 할머니이지, 큰엄마나 사연자가 아니다.


끔찍한 가정 폭력을 겪고 성인이 된 사연자에게 최선의 길은 무엇일까.

아빠나 할머니 같은 사람을 타산지석으로 삼는 것일 것이다.

어떻게 살면 안 되는지 뼈저리게 체험하지 않았는가.

이혼했더라도 큰엄마와 관계를 유지하면서 일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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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은 조건일 뿐이다.

내가 내는 마음이 내 운명을 결정한다.

악조건은 극복하면 오히려 힘이 된다.

중요한 것은 정신을 잃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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