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객관화
"제가 왜 이렇게 불성실하고 게으르고 엉망이 되었을까요?"
중학생의 고민이다.
자기 객관화는 쉽지 않은 일이다.
자기를 스스로 비난하면서 정신을 차릴 수 있을까.
(4월 3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내가 볼 때 나는 병신이다.
남들도 나를 그렇게 보는지 궁금하다.
어릴 때는 알아서 잘했었다.
학원에 소홀해지면서 망가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과제를 안 하는 수준이었다
이제는 아예 빼먹고 꾀를 부린다.
학교에서 졸아서 선생님도 안 좋게 보는데 나는 더 저항을 한다.
선행도 다 따라 잡히고 벼락치기로 근근이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사연자는 최상위권에 들지 못하는 자신이 병신이라고 했다.
현재 자신의 상황을 객관화하지 못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자기 객관화를 하는 것 같지만 중요한 맥락을 놓치고 있다.
자신이 사춘기를 겪고 있음을 모르는 듯하다.
어릴 때 영재성을 보이던 아이들이 자라면서 평범해지곤 한다.
이 현상에는 복잡한 요인들이 뒤섞여 있다.
그런데 당사자는 자신의 변화가 달갑지 않다.
자칫 이 사연자처럼 자기 비하에 빠지기 쉽다.
의욕적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던 시절에는 모든 것이 순조롭다.
주변의 인정도 받고 칭찬도 많이 듣는다.
문제는 길들여짐이다.
칭찬과 인정에 길들여지면서 기준이 높게 잡혀 버린다.
지금 사연자는 영재로 인정받던 시절을 기준으로 자신을 보고 있다.
특출 나지 못한 자신은 병신으로 보이는 것이다.
꿈속을 헤매는 것이다.
슬럼프도 게으름도 아니고 객관화가 안 되는 현상일 뿐이다.

눈을 뜨면 보인다.
과거의 꿈에 취해 있으면 눈이 떠지지 않는다.
자기 객관화는 뜬 눈으로 하는 것이다.
스스로 가진 기대 수준을 잘 점검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