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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pr 27. 2019

미친 개는 몽둥이로

응병여약

눈병에는 안약, 감기에는 감기약.

병에 따라 약을 쓴다.

미친 개는 몽둥이로 다스린다.

미친개를 말로 다루려 하다가 물릴 수 있다.

칠 때는 사정없이 쳐야 한다.



폭력이 싫다.

고함을 들으면 심장이 쪼그라든다.

두들겨 맞는 것은 끔찍하다.

살기등등하게 노려보는 눈길은 두렵다.

욕설을 들으면 속이 울렁거린다.

그래서 폭력은 피하고 싶다.


화가 나면 폭력을 쓰는가.

분을 이기지 못해 주먹으로 벽을 치는 사람도 있다.

괜히 길바닥 돌멩이를 걷어차기도 한다.

혼잣말로 주절주절 욕설을 내뱉는 사람도 있다.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하기도 한다.


폭력으로 화를 다스릴 수 있을까.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를 뿐이다.

그래서 폭력을 제압하는 것은 폭력이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강한 힘은 필요하다.

폭력이 아닌 강한 힘은 잘 절제되었을 때 나온다.


미친개를 몽둥이로 다스릴 때 감정이 섞이면 곤란하다.

흥분해서 날뛰는 상대를 같이 흥분한 상태에서 제압하기는 힘들다.

미친개를 몽둥이로 때릴 때 개를 때리는 것이 아니라 미친 상태를 때리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침착해야 한다.


억지를 부리며 대화를 거부하는 자에겐 무엇이 약일까.

몽둥이질을 해서라도 떼를 쓰지 못하게 해야 한다.

고분고분 요구를 들어주다가는 모든 일이 엉망이 되어버린다.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게 해서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

끝까지 대화를 거부하면?

몽둥이가 약이다.


진흙탕 싸움을 하면서 옷을 더럽히지 않을 수는 없다.

옷에 흙이 묻는 것을 겁내서는 안 된다.

진흙탕으로 끌어들이는 자를 빨리 끌어내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러려면 오히려 진흙의 중심에 서서 상대를 밀어낼 필요가 있다.


욕설을 하고 억지를 부리며 폭력으로 나오는 상대한테 점잖게 웃어야 할까?

원칙대로 하면 된다.

사정을 봐주지 말고 벌할 것은 벌한다.

억지에는 추상같은 논리로 칼처럼 맞선다.

마음이 약해져서 흔들리면 진흙탕을 벗어날 수 없다.


약속을 일방으로 파기하고 떼를 쓰는 사람한테 대화는 소용이 없다.

애초 약속한 대로 밀어붙이면 된다.

불필요한 갈등은 피해야 하지만 걸어오는 싸움을 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대화를 할 때와 몽둥이질을 할 때를 잘 구분해서 알맞게 하면 된다.



내가 옳고 상대가 틀리다는 보장은 없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누가 옳은지 따지기보다 무엇이 옳은지 찾아야 한다.

그래서 올바르게 행동하면 된다.

망설이지 말고 매를 들 줄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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