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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n 13. 2024

엄마가 용돈을 달라고 하시는데

보은

"백수생활을 길게 하고 취업을 해서 박봉을 받는데 엄마가 용돈을 달라고 하십니다."

한 직장인의 고민이다.

보은은 사람의 도리다.

부담감을 가진 보은은 어떨까.

(6월 13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백수생활이 길어서 용돈을 오래 받아 썼었다.

이제 취업을 했는데 월 230 정도 소득이 생겼다.

그런데 엄마가 월 30씩 용돈을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신다.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시지만 노후자금이 충분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나는 수도권에서 자취를 하고 부모님은 지방에 계신다.

내가 받는 월급으로는 입에 풀칠하기도 바쁘다.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기에는 너무 쪼들린다.

용돈을 드리지 않아서 관계가 나빠질까 봐 걱정이다.


사연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보은은 당연한 인간의 도리지만 마음에 여유가 없다.

쪼들리며 살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어째서 어머니는 용돈을 요구하시는 것일까.


만약 사연자 부모님이 돈을 밝히는 수전노라면 돈을 요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렇지만 자식에게 조금이라도 더 해주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이라면?

어쩌면 사연자 부모님은 자식의 진정한 독립을 원하시는 것일 수도 있다.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는 자식은 확실하게 독립한 자식이 아닌가.


사연자가 집에서 용돈을 타면서 사는 동안 부모님 심정은 어땠을까.

이제 자식이 취업을 해서 돈을 버니까 그동안 쌓인 한을 풀고 싶을 수도 있다.

자식에게 용돈을 받는 기븜을 누리고 싶지 않겠는가.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도 있으니 그간의 한이 풀릴 것이다.


부모님이 요구하시기 이전에 사연자가 자발적으로 용돈을 드린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여유가 있어서 베푸는 것이 아니다.

마음만 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베풂에 눈뜰 수 있다.

더구나 보은의 도리를 할 수 있다면 작은 베풂이라도 얼마나 값진 일인가.



실리와 명분이 부딪힐 수 있다.

실리를 취하면 명분을 잃고 명분을 취하면 실리를 잃는 경우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실리와 명분은 함께 간다.

크고 넓게 볼 줄 알아야 지금 이 순간도 지혜롭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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