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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y 08. 2019

어이가 없네?

뒤집힌 시각

"어이가 없네~?"

'어이'란 '어처구니'이다.

어처구니는 맷돌 손잡이다.

맷돌을 써야 하는데 손잡이가 없다면?

너무나 황당한 일이다.



영화 베테랑에서 악인이 내뱉은 대사가 "어이가 없네?"이다.

이 말은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하면서 유행했다.

사실 이 장면에서 이 대사가 나오는 것 자체가 어이없는 일이었다.

'적반하장'

어이없는 일 아닌가!


교도소에 죄지은 사람이 하나도 없단다.

다 나름의 사정이 있어서 억울하단다.

잘못을 해놓고도 전혀 반성할 줄 모른다.

어이없는 일이다.

어째서 사람이 짐승이 되려 할까?


'어이'는 '어처구니'의 준말이다.

기왓장 위에 올라가는 장식을 어처구니라 한다.

또, 맷돌의 손잡이도 어처구니라 부른다.

어처구니가 없다고 할 때에는 맷돌의 손잡이를 뜻한다.


맷돌은 무거운 돌이 두 개 겹쳐있는 모양새다.

그래서 맷돌을 쓰려면 반드시 손잡이가 있어야 한다.

손잡이가 없이 맷돌을 돌리라면 어떨까.

이처럼 너무 황당해서 기가 막힐 때 어처구니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참 묘한 것은 정말 어처구니없이 이 말이 쓰인다는 것이다.

가해자가 사과를 해야 마땅한데 억지를 부리며 '어이가 없네'라 한다.

권력이나 돈의 힘을 믿고 어이없는 갑질을 해댄다.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하는 어이없는 일도 수시로 생긴다.

참 어이없는 세상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전도 몽상'이란 말이 있다.

말 그대로 풀어보자면 '뒤집어진 꿈같은 생각'이란 뜻이다.

쉽게 말해서 '거꾸로 본다'는 말이다.

피해자를 가해자로 보고 가해자를 옹호하는 식이다.

전도 몽상이 어이없는 세상을 만든다고 할 수 있다.


돈이나 권력이 사람보다 중요할까?

권력 체계도 화폐제도도 다 사람이 편리하게 살자고 만든 것이다.

당연히 사람이 먼저고 돈이나 권력 같은 것은 나중이다.

돈이나 권력을 목적으로 사람을 이용하는 것이 뒤집힌 시각이다.

욕망을 최우선으로 하다 보면 전도 몽상에 빠진다.


요즘 아이들한테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가장 많은 대담이 '돈 많은 사람'이란다.

물질에 지배되는 기성사회가 만들어낸 비극이다.

사람이 편리하자고 만든 것이 어째서 목적이 되어버리느냐 말이다.

돈이 행복을 보장해줄 것이라는 환상은 누가 만들었을까?


한이 맺히면 판단력을 잃는다.

욕망을 중심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하면 뺏고 빼기는 아비규환이 펼쳐진다.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

왜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이 본능의 지배를 받는 짐승의 삶을 닮으려 하는가.



뒤집힌 가치관을 바로 돌여야 하겠다.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되새겨 보자.

사람인가 돈인가.

사람이 돈을 써야지 돈이 사람을 부려서야 되겠는가.

우선 나부터 나를 온전히 대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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