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숙한 부모와 철 빨리 든 딸

애어른

by 방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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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는 어릴 때 가난해서 미성숙하게 자라셨는데 저는 철이 빨리 들었어요."

고3 여학생의 고민이다.

이른 나이에 철이 들면 애어른이 된다.

꿋꿋하게 살지만 외롭다.

(9월 22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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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부정적인 말만 듣고 자라서 화를 잘 내신다.

엄마는 기분이 나쁘면 말을 안 한다.

나는 철이 빨리 들어서 애늙은이 소리를 듣는다.

친구들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도 해주는데 그런 내가 좋다.


그런데 내가 부모님에게 오히려 부모 같은 역할을 한다.

두 분이 싸우면 중재를 한다.

나는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외롭고 힘들다.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할 것 같아 막막하다.


사연자는 고3인데 부모님 걱정을 해야 한다.

사연자 눈에 비친 부모의 미성숙한 모습이 늘 마음에 걸린다.

보호를 받아야 할 나이에 오히려 부모를 보살피느라(?) 힘들다.

어쩔 수 없는 일일까.


사연자의 고민은 사실상 스스로 만든 것이기도 하다.

기특한 생각이긴 하지만 선을 넘었다.

부모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왜 자신의 입장은 이해하지 않는가.

부모님에게 부모 역할을 할 기회를 드려야 하지 않을까.


어린 사연자의 눈에 비친 부모님은 철부지들이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럴까.

부모님이 의도적으로 딸에게 기대고 중재해 주기를 바랄까.

딸이 보지 못하고 있는 부모님의 모습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나서서 중재하기보다 딸의 입장을 활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부모님이 딸을 위하고 걱정하게끔 꾀를 내는 것이다.

이런저런 점이 힘드니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고 요구한다면 어떨까.

부모님이 부모다운 역할을 할 기회를 드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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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참아야 할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일부러 그런 상황을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은가.

평가는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섣부른 평가는 오히려 자신을 옥죄는 올무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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