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망심
"사과만 한다면 용서해 줄 텐데 대신 내가 살아있을 때 해 줘."
암에 걸린 한 남자의 고백이다.
원망심이 괴로운데 왜 가지는 것일까.
자기중심적인 독선 때문이다.
(9월 3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3년을 사귄 연인이 이별 후 환승연애를 한 사실을 일고 있다.
이별한 지 5일 만에 소개를 받아서 사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
이별 후 두 달 만에 힘들어서 연락했을 때 자기가 감정쓰레기통이 아니라고 했다.
그 말에 3년 간의 연애가 무의미해지고 자존감이 추락했다.
나는 기독교라 인과응보, 권선징악, 사필귀정 같은 말을 믿지 않는다.
혈액골수백혈병에 걸린 지금 그녀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
내가 살아있을 때 사과했으면 좋겠다.
사연자는 약물로 정신이 흐릿한 상태에서 글을 썼다고 했다.
아마도 평소에 감정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살았던 것 같다.
이별도 자신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자책했단다.
그러다가 힘들어 연락했을 때 들었던 말에 큰 상처를 입었다.
전애인의 "난 감정쓰레기통이 아니다."라는 말이 가슴을 후벼 팠다.
하지만 상대가 사연자에게 비수를 꽂은 것일까.
이미 헤어징 마당에 힘듦을 호소하는 것부터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사연자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고 있음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사귀는 도중에 다른 사람을 만난 것도 아니지 않은가.
이별한 후에 소개를 받고 사귀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환승연애인가.
이별 후 얼마가 지나야 환승이 아니라 떳떳한 연애가 되는가.
변해가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집착이 아닐까.
지금 사연자가 힘써야 할 것은 원망이 아니다.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정리해야 한다.
죽더라도 한 없이 가는 것이 좋지 않은가.
치료를 위해서라도 마음을 안정시켜야 할 것이다.

현실을 수용하면 흐름을 탈 수 있다.
미련을 붙들면 원망과 후회에 휩싸이고 만다.
잡을 것과 놓을 것을 잘 분별해야 한다.
내가 할 수 없는 것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