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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y 16. 2019

든 사람 난 사람 된 사람

사람다움

당신은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

든 사람인가.

난 사람인가.

된 사람인가.

6학년 때 가슴 설렜던 말이었다.



든 사람은 아는 것이 많다.

아는 것이 많으면 쓸모도 많다.

그래서 든 사람이 되려고 열심히 배우고 익힌다.

든 사람이 되면 전문가로 산다.


난 사람은 뛰어나다.

뛰어나서 인기를 얻는다.

그래서 난 사람이 되고자 열심히 연습하고 훈련한다.

난 사람이 되면 유명인으로 산다.


된 사람은 인간미가 넘친다.

이 세상을 향기롭게 한다.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잡는다.

갈등을 해결한다.

스스로 이롭고 남들한테 도움되는 행동을 한다.


도덕 책에서 된 사람이란 말을 보았을 때 가슴이 뛰었다.

'그래! 내가 살아갈 길이야.'

자신을 돌아보았다.

머리는 좋아서 든 사람이 되기는 어렵지 않은 것 같았다.

사교성이 없어서 난 사람이 될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어차피 나는 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된 사람이 되려면 원만한 인격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느 한 가지만 잘해서는 치우치기 쉬우니 몸도 튼튼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다.

동네 아이들과 어울리는데 힘쓰기도 했다.

어린아이가 생각하기에는 그것이 최선이었다.


어느새 어른이 되었고 내 삶은 후반전에 접어들고 있다.

나는 된 사람이 되었을까.

자신은 없다.

다만 된 사람이 되고자 했던 마음이 내 삶에 나침반이 되었던 것 같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헤매지 않을 수 있었으니까.


'人人人人人' 이란 암호를 아는가.

'사람(人)이라고 다 사람(人)이냐. 사람(人)이 사람(人)다워야 사람(人)이지.'라는 뜻이다.

사람다움이란 된 사람의 덕성을 말한다.

인간미가 있는 사람은 향기가 난다.


무한 경쟁으로 인심이 각박해지고 마음이 거칠어지는 시대일수록 된 사람이 필요하다.

든 사람이 사리사욕에 빠질 때 사회는 거짓과 술수가 판치는 난장판이 된다.

지식을 자기 욕심을 채우는데 쓰느라 양심을 저버린다.

양심을 저버린 자들은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에 거짓 주장과 속임수가 난무하게 된다.


세상 곳곳에 된 사람이 있어야 질서가 잡힌다.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은 '된 사람'이다.

된 사람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자신의 양심을 소중히 여기고 따르면 된다.



안중근인가 이완용인가.

공익인가 사익인가.

떳떳함인가 욕심인가.

숨을 고르게 하면서 된 사람을 생각한다.

가슴이 설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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