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감정
"전남친의 싫지 않지만 아무 감정이 없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한 여성의 고민이다.
감정은 좋거나 싫거나 무덤덤하다.
좋지도 싫지도 않은 감정은 무엇일까.
(10월 2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2년 넘게 사귀다가 마음이 맞지 않아 헤어졌었다.
결별 후 한 달이 지나 다시 연락이 와서 4개월을 만났다.
그런데 결국 결별을 하게 되었다.
내가 싫지는 않지만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 했다.
사연자는 전남친이 이해되지 않는다.
싫어서 헤어졌다면 궁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무 감정이 없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사연에도 사연자의 감정이 드러나 있지 않다.
연애를 하고 사귀려면 적어도 호감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사연자는 어떤 감정으로 연애를 했을까.
방관자처럼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감정이라면 상대가 지치지 않을까.
관심을 가지는 만큼 애정도 생기는 법이다.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있었던 마음도 식기 마련이다.
어쩌면 사연자의 무감정이 상대의 열정을 식혔을지 모른다.
생생한 감정이 연애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자기도 모르게 감정을 억누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느끼려 하지 않고 별 느낌도 없다.
그래서 방관자처럼 관찰만 한다.
삶이 무미건조하다.
마비된 감정을 회복시키지 않으면 삶이 지루하다.
의도적으로라도 감정을 느끼려 애써는 노력이 필요하다.
숨을 고르며 오감에 집중하는 것이다.
감정의 생생함을 일깨워야 생기를 되찾을 수 있다.
마비되면 움직이지 못한다.
억눌린 감정은 생생하지 않다.
감정이 생생해야 생기가 돈다.
생기를 잃은 삶은 얼마나 무거운가.